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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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외교관이냐, 대선 캠프 출신이냐… 고민 깊은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인선 주목 / 장호진 총리 외교보좌관 거론… 북핵 4강 외교 핵심 현안 밝아
청와대가 최근 사임한 김기정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후임에 현직 외교관과 대선 캠프 출신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11일 “현재 큰 흐름은 캠프 출신 인사들이 거론되지만 사실상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으로서 북핵, 한·미 한·중 관계 등 핵심 현안에 밝은 관료를 기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최악의 경우 낙마하면 외교부 수뇌부 인사도 새판을 짜야 하는 탓에 장고(長考)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외교관 기용론은 4강(미·중·러·일) 외교 등 복잡·미묘한 현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현업에 정통한 외교 관료를 임명해야 실수가 없다는 현실론에 기인한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외시 5회) 아래에는 1차장과 2차장이 있다. 안보전략·국방개혁·평화군비통제 등을 담당하는 안보실 1차장은 군 출신인 이상철 차장(육사 38기)이 맡고 있다. 안보실 2차장은 외교정책·통일정책·정보융합·사이버안보비서관을 관할하는 과거 외교안보수석 역할을 한다. 


현직 외교관 중에는 장호진 국무총리 외교보좌관(외시 16회)이 거론된다. 장 보좌관은 러시아를 담당하는 외교부 동구과장을 비롯해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 북미국 심의관, 북미국장, 주(駐)캄보디아 대사, 청와대 외교비서관을 역임해 북핵은 물론 4강 외교에 두루 밝다는 평이다. 박근혜정부에서는 외교부 주요 보직 후보로 청와대에 수차례 올려졌으나 모호한 이유로 번번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거부된 바 있다.

캠프 출신 중에는 조병제 전 주말레이시아 대사(외시 15회)가 유력하게 하마평에 오른다. 조 전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외교자문그룹인 국민아그레망 간사로 활동했으며 새정부 출범 후에는 외교·안보 태스크포스(TF)를 이끌었다. 외교부 차관 후보로 이름이 나왔으나 임성남 제1차관이 유임되고, 조현 제2차관이 임명되면서 2선에 물러나 있었다.

다른 캠프 인사로는 김기정 전 차장의 뒤를 이어 국정기획자문위 외교안보분과위원장을 맡았던 이수훈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름이 나온다. 균형외교를 강조하는 이 교수는 노무현정부 때 대통령 자문 동북아시대위원장을 맡았고, 2012년 대선 때부터 문 대통령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이름도 거론된다.

외교 소식통은 “야당과의 협치를 중시하는 문 대통령이 강경화 후보자의 임명을 포기할 경우 외교부 장관과 제1차관 인사도 다 연계될 수 있어 복잡한 상황”이라며 “다만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차질없이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2차장 자리를 장기간 비워두기에는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