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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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B-1B 비행 몰랐다

“NLL 이북 최근접 진입할 때까지 원산 대공 레이더망 가동 안 돼” / 美, 입국금지국에 北 등 3國 추가
북한은 23일 밤부터 24일 새벽까지 이뤄진 미국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 편대의 최근접 비행 작전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25일 “괌에서 이륙한 B-1B 2대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거쳐 북방한계선(NLL) 이북의 북한 동쪽 국제공역(空域·international airspace)에 진입할 때까지 원산 인근의 대공(對空) 방어 레이더망이 가동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 전투기들이 대응 기동에 나서는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준비 중인 B-1B 랜서 모습.

그는 “B-1B 랜서는 원산 인근에 배치된 북한 SA-5 지대공(地對空)미사일의 사거리가 150㎞인 점을 고려해 이 사정권 밖에서 움직였다”며 “정확한 체공시간을 공개할 수는 없으나 B-1B 랜서는 동북쪽 해상에서 일정 시간 머무르기까지 했다. 하지만 북의 반응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 방공망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의미로, 유사시 북폭(北爆) 때 한·미 연합군이 유리한 입장에서 작전을 전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5월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참관 아래 신형 반항공요격 유도무기체계 시험사격에 성공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한 바 있지만 야간 방공망은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입국 금지국에 북한·베네수엘라·차드 3개국을 새롭게 추가하는 3차 ‘반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다음달 18일 발효되는 이번 명령의 적용 대상국은 기존 이란·시리아·리비아·수단·예멘·소말리아 중 수단을 제외한 5개 나라와 신규 적용 대상인 3개 나라를 합쳐 모두 8개국이다.

북한과 베네수엘라는 기존에 포함된 이란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불량국가로 지목한 3개국이다. 이번 명령에도 북한 외교관의 입국은 허용되는 데다 북·미 간에 사실상 인적 교류가 없는 상태임을 고려할 때 실효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워싱턴=박종현 특파원worldp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