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생리컵 때문에 더럽다는 소리 들었어요’ 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생리컵은 인체에 삽입해 생리혈을 받아낼 수 있는 실리콘 재질의 여성용품이다.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글쓴이는 탐폰이나 일반 생리대보다 더 위생적이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생리컵을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집을 찾은 남자친구가 끓는 물에 소독해 둔 생리컵을 보고 ‘무엇이냐’고 질문했고 글쓴이는 그에게 생리컵의 용도를 설명해줬다.
그러자 남자친구의 표정이 나빠지더니 곧 “이딴 걸 왜 넣느냐” 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것도 모자라 글쓴이를 ‘아무거나 소중한 곳에 넣는 개념 없는 여자’라며 비난했다.
글쓴이가 몇 번이나 ‘생리컵’에 대해 설명했지만 돌아온 것은 “네가 업소 여자냐!”는 외침이었다.
결국 화가 난 글쓴이가 조목조목 따지자 남자친구는 “네가 제정신인지 아닌지 한번 우리 부모님께 물어보자”고 제안했다.
글쓴이가 제안을 거절하자 “ 너도 당연히 창피한 일이란 걸 아니까 말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싸움이 끝나고 헤어진 뒤에도 남자친구는 글쓴이에게 ‘세상에 어떤 남자가 자기 부인이 그런 짓을 매달 한다는데 가만히 있겠냐’ ‘삶아서 소독했다던데, 결혼하면 본인이 먹을 음식을 조리하는 냄비 안에 이물질이 들어갈 수도 있다는 거 아니냐’ 등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얼른 헤어지세요’ ‘그런 말 들으면서 결혼하려는 이유가 뭐예요?’ , ‘모르면 배우려는 노력이라도 해야지’ 같은 반응을 보이며 분노를 표했다.
결국 글쓴이는 후기를 통해 ‘내년 1월 예정이던 예식을 취소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생리컵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직접 사용해봤다'는 후기를 공개하는 여성들이 늘고있다. 사진 = 유튜브 EVA |
한편, 생리컵에 대한 국내 여성들의 관심도와 수요는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생리컵은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있어 국내에서 제조하거나 수입하려면 사전에 식약처로부터 제품이 과연 안전한지, 효과가 있는지 등을 검증받아 통과해야 한다.
‘저렴한 가격’과 ‘안전성’ 같은 장점 때문에 해외 직구의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생리컵을 구매하는 국내 소비자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생리컵을 팔 수 있게 허가해달라’는 신청도 잇따르고 있어 조만간 국내에도 생리컵이 정식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소셜팀 social@segye.com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