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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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모이 주는 노인, 반겨주는 참새들

겨울은 이제 시작인데 벌써 찬바람이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 몸도 마음도 자연스레 얼어붙는다. 한파의 기세가 잠시 주춤한 오후 공기를 데우는 햇살이 고마운 시간이다.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한 노인의 손 위로 참새들이 몰려든다. 손바닥 위에 있는 모이를 먹기 위해서다. 휠체어에 몸을 맡긴 노인은 참새들에게 아낌없이 모이를 나눠주고 있다. 녀석들도 낯설지 않은 듯 계속해서 모여든다. 노인은 자신을 반겨주는 참새들이 고맙다. 먹이 구하기 쉽지 않은 겨울, 참새들도 배불리 먹을 수 있어서 신났다. 서로 주고받는 모습이 뭉클하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온정이 많이 줄었다는 소식이다. 먹고살기 바쁜 삶이지만 주변을 한번 돌아보자. 작지만 마음 담아 표현해보자.

남정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