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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냉담한 젊은층 왜?…성장기 北 도발 목격 동질감 옅어

천안함·연평도 사건 등 몸소 체험/“언제든 총부리 겨눌 수 있어” 각인
남북 단일팀 구성과 북한 응원단 파견 등 평창올림픽과 관련된 북한 이슈에 대한 젊은층의 시선은 예전에 비해 냉담하다. 같은 민족이라는 의식이 젊은 세대에서 옅어졌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지만 이들이 성장기에 겪은 북한 관련 사건, 특히 무력 도발이 북한이 언제든 ‘적’으로 돌아설 수 있는 존재라는 걸 보여줘 이런 태도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젊은층이 가장 크게 기억하는 사건이라면 역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이다. 천안함 폭침 사건은 2010년 3월26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순찰하던 천안함이 어뢰공격으로 침몰한 사건으로, 해군 장병 46명이 숨졌다. 정부는 북한 잠수정이 어뢰를 발사해 천안함이 침몰한 것이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사건을 두고 일부에서 “북한이 저지른 짓이 아니다”며 좌초설, 기뢰 충돌설 등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북한이 우리의 목숨을 노릴 수 있다는 걸 각인시키기에는 충분했다. 

같은 해 11월23일에는 북한이 서해 연평도에 갑자기 포격을 가해 전쟁 상황을 방불케 하는 장면이 미디어를 통해 그대로 전해졌다. 당시 해병대원과 민간인 4명이 숨지고 다수의 중경상자와 시설 및 가옥이 파괴됐다. 천안함 폭침 사건의 기억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 도발에 국민들은 크게 분노했다. 이 때문에 정부에 대북 강경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조금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2002년 6월29일 발생한 제2연평해전도 있었다. 한·일 월드컵이 한창이던 이때, 북한은 해군 고속정에 공격을 가해 30여분간 양측이 교전을 벌였다. 북한은 30여명의 사상자를 내고 퇴각했지만 우리군 역시 6명의 전사자가 나오고 19명이 부상했다. 당시에는 월드컵의 열기에 묻혀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도발을 감행한 북한에 대한 비난이 컸다.

2003년 8월21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 북한과 덴마크의 배구경기에서 북한응원단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 같은 사건들은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가 언제든 깨질 수 있고 그 당사자가 북한이라는 사실을 일깨웠다. 북한이 함께 번영해야 할 하나의 민족일 뿐만 아니라 언제든 총부리를 겨누는 상대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점을 젊은층들에게 각인시킨 것이고 북한에 대한 이들의 시선도 차가워질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