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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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세계, SDGs] (20) 전 세계 정상들이 선물 받은 17가지 색의 축구공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노르웨이 정상회담에서  에르나 솔베르그(Erna Solberg) 노르웨이 총리(왼쪽)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를 상징하는 17개 로고가 새겨진 축구공을 선물로 건네고 있다.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에르나 솔베르그(Erna Solberg) 노르웨이 총리 간 정상회담이 열렸다. 솔베르그 총리는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차 방한하였다. 그는 이날 양국의 조선·해양산업의 상호 협력을 통한 동반 성장을 높이 평가하고, ICT(정보통신기술)과 녹색성장 산업 등 다른 분야의 협력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솔베르그 총리가 이 자리에서 가장 강조한 분야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에 대한 한국의 역할과 참여였다. 회담을 마치며 문 대통령에게 전달한 선물 역시 유엔 SDGs를 상징하는 17개 로고가 새겨진 축구공이었다.

영국의 테레사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불안정한 영미(英美) 관계 등으로 정치적 위기에 봉착해 있고,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대연정 협상에 어려움을 겪으며 4기 정부 구성에 난항을 보이는 동안 솔베르그 총리는 유럽을 대표하는 여성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왼쪽)가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인도 총리에게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를 상징하는 17개 로고가 새겨진 축구공을 선물로 건네고 있다.(왼쪽 사진) 솔베르그 총리(가운데)가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독일 총리(오른쪽)과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SDGs 축구공을 건네고 있다.(오른쪽 사진)

그녀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도 포럼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리더로만 이루어진 8명의 공동 의장단에 선정되었다. 공동 의장단에 함께 뽑힌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역시 개막일 간담회에서 솔베르그 총리로부터 SDGs가 새겨진 축구공을 선물 받았다. 

솔베르그 총리는 지난 90년간 단 한번도 노르웨이 단독 여당이 된 적 없는 보수당을 집권당으로 만든 정치인이다. 그로 할렘 브룬틀란(Gro Harlem Brundtland)에 이어 노르웨이의 두번째 여성 총리로 취임하였으며, 이민자 증가와 일자리 축소, 성장 둔화 등 직면한 심각한 국내 문제를 개혁 및 친시장 정책 등으로 대처해 상당부분 정상 궤도에 올려놓았다. 또한 유엔을 비롯한 다자외교 무대와 미국, 중국 등 주요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등 양자외교 무대에서도 최근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국가 정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왕성한 대내외 활동 덕분에 그녀는 주요 외신들로부터 ‘철의 여인’(The Iron Lady)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녀는 현재 도영심 유엔 세계관광기구 스텝 재단 이사장과 마틸다 벨기에 왕비, 아르헨티나 출신 프로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 할리우드 배우 포레스트 휘태커,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 등이 위원으로 활동하는 유엔 SDGs 자문위원회(Advocate)도 의장으로 이끌고 있다. 자문위를 통해 빈곤, 기아, 보건, 교육, 양성 평등, 물과 위생, 에너지, 경제 성장, 불평등 해결, 해양, 기후 변화, 토양, 사막화 문제, 법과 정의 실현, 노사 협력 등 전 세계 공통의 주요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이러한 리더십으로 그녀는 노르웨이와 유럽뿐 아니라 세계적인 리더로 주목받고 있다.
2016년 4월 방한한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앞줄 왼쪽 세번째)가 국회 및 UN지원SDGs한국협회와 행사를 갖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

솔베르그 총리는 방문하는 곳마다 만나는 이들에게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SDGs를 설명하고 축구공을 선물하고 있다. 2016년 4월에는 스텝 재단과 함께 우리 국회를 찾아 국회 UN SDGs 포럼과 UN지원SDGs한국협회의 주요 리더를 만나 토론하기도 하였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아미나 J 모하메드 유엔 사무 부총장 등 정상회담이나 다자외교 무대에서 만난 국제사회 주요 리더에게 어김없이 축구공을 건넸다.

한·노르웨이 정상회담 다음날인 16일에는 강원도 양양군 소재 무산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지역 어린이 100여명과 간담회를 하고, 유엔 SDGs와 올림픽 정신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이 자리에서 특히 SDGs의 4번 목표인 ‘양질의 교육 보장’에 대해 어린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전 세계 정상들에게 선물한 SDGs 축구공 85개를 기증하였다.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앞줄 왼쪽에서 네번째)가 노르웨이 내각 장관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솔베르그 총리가 이끄는 노르웨이는 경제와 친환경 간 균형을 이루며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미화 7만3615달러로 세계 3위 규모이며, 지난해 출시된 신차 중 52%가 하이브리드와 친환경 전기자동차다. 또한 전력의 96%를 수력발전으로 생산하는 대표적 친환경 전력국이기도 하다. 그녀가 전 세계를 누비며 SDGs를 역설하고 이를 자신 있게 전파할 수 있는 근거인 셈이다.

김정훈 UN지원SDGs한국협회 사무대표 ( unsdgs@gmail.com)

*이 기고는 유엔경제사회이사회 특별자문기구인 UN지원SDGs한국협회와 세계일보의 제휴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