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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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하는 與…곤혹스러운 野…정상회담에 여의도 후폭풍

민주, ‘댓글조작’ 악재 벗어 여유 / 우원식 “한국당, 국회 파행 책임” / 후속조치 집중… 선거 활용 전략 / 한국당 ‘드루킹 특검’ 잊혀질라 고심 / “선거 변수는 남북관계 아닌 민생” / 과태료 처분 洪 “입 닫고 선거하나”
2018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6·13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낙마와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등 잇단 악재에서 벗어나 정국 주도권을 되찾아온 모양새다.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남북정상회담 이슈가 블랙홀처럼 나머지 이슈들을 모두 빨아들이는 상황이 곤혹스러운 눈치다.

민주당은 1일 남북정상회담 성과를 혹평한 한국당을 강하게 비판하는 동시에 4월 임시국회 파행 책임론을 거론하며 공세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민주당은 정상회담 관련 후속조치에 당력을 기울이며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지방선거까지 끌고 가겠다는 구상이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4월 임시국회가 소득 없이 마지막날을 맞았는데 분명히 짚고 넘어갈 점은 한국당이 누구보다 무거운 국회 파행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판문점 선언이 진정성 있게 이행되고,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어지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당부한다”고 촉구했다.

우 원내대표는 당장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절차를 강행하지는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여권이 정국 주도권을 확보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국회 비준절차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캔커피 사양하는 秋대표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1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주최한 ‘2018 노동절 마라톤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왼쪽)가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운데)가 건네는 캔커피를 손을 들어 사양하고 있다. 오른쪽은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연합뉴스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공천 잡음을 최소화하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전날 성백진 전 서울 중랑구청장 예비후보가 흉기를 들고 당대표실을 찾아와 자해 소동을 벌이는 등 전국 곳곳에서 전략공천 결정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당 관계자는 “기초단체장과 기초·광역의원의 경우 지역의 사정을 감안하고 여성·약자 배려 차원에서 부득이하게 전략공천이 필요한 상황이고, 당원과 후보들에게도 최대한 이 부분을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번 지방선거 최대 변수가 남북관계가 아닌 민생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5월 북·미 정상회담 등 대형 이슈들이 몰려 있어 민생문제가 큰 변수가 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열린 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에서 “민주노총, 전교조, 주사파, 참여연대만 이 정부 들어서 살기 좋아졌고 국민들은 팍팍해졌다”며 “선거를 좌우하는 것은 민생”이라고 강조했다. 판문점 선언과 관련해선 “북한에 퍼줘야 할 돈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곧 여러분 가정에 세금고지서가 날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6.13 지방선거 부산 필승결의대회에서 홍준표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최근 미등록 선거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했다는 이유로 홍 대표에게 과태료 2000만원을 부과한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이날 “내부 (여론조사) 수치를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았는데도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며 “돈 없으니 잡아가라고 했다. 입 닫고 선거하라는 이야기”라고 반발했다.

야 3당이 요구하는 ‘드루킹 사건’ 특별검사제 도입도 남북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 대형 이슈에 묻히는 형국이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과 경찰의 수사는 갈수록 미궁에 빠져 있고 국민 눈과 귀를 멀게 하고 있다”며 특검 도입을 재차 촉구했다.

박세준·이도형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