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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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잇단 해외 쓰나미에 경제 타격 없도록 만전 기해야

이번엔 터키발 악재다. 어제 터키 리라화 가치 급락으로 확산된 터키 금융시장 불안이 국내 증권시장을 강타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0% 하락한 2248.45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5월4일(2241.24) 이후 1년 3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그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문재인정부 출범 이전으로 회귀한 셈이다. 코스닥도 3.72% 급락한 755.65로 마감됐다. 전 거래일인 10일에는 미·중 무역전쟁 확대 우려로 코스피가 1% 가까이 떨어졌다.

시시각각으로 몰려오는 대외 리스크는 쓰나미급이다. 글로벌 통상전쟁의 회오리는 더욱 거세질 기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글로벌 통화전쟁으로 번지면서 우리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도 확산하고 있다. 한·미 금리는 이미 역전됐다. 미·중 무역전쟁 확산과 반도체 수출 둔화 등으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증가세가 하반기에 꺾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우리 경제는 그야말로 사면초가 상황이다. 400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을 빼고는 어느 것 하나 성한 게 없다.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코스피 상장 기업 145곳 가운데 ‘어닝 쇼크’를 기록한 기업이 43곳(29.7%)에 이른다고 한다. 10곳 중 3곳이 시장 기대치보다 10% 이상 낮은 영업이익을 낸 것이다.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의 수익 창출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6월 한국 경기선행지수가 전월보다 0.3포인트 떨어진 99.2를 기록해 15개월 연속 하락 중이라고 발표했다. OECD가 한국 경기선행지수를 이렇게 오랫동안 하락세로 집계한 건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우리 경제의 ‘완충지대’ 역할을 해온 자영업도 무너지고 있다. 지난해 자영업 폐업률은 87.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내수 부진이 겹친 탓이다.

정부당국은 해외 악재들이 실물경제 위기로 파급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가계와 기업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민한 대응과 관리에 한 치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더욱 중요한 일은 허약한 우리 경제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반기업 정책을 재고하고 규제 혁파를 통한 기업 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쓰나미 대비는 빠를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