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투자공학부서에 근무하는 김모 팀장(차장)은 올해 상반기 보수로만 22억2998만원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차수당을 포함한 급여 1억1120만원에 상여금 21억1878만원이 더해진 액수다. 이는 이 회사 오너인 김남구 부회장이 받은 13억1135만원, 임원인 유상호 사장의 20억2754만원보다 많다. 한투증권은 성과급 중 40%는 그해에 지급하고 나머지 60%는 3년에 걸쳐 지급한다. 김 차장은 2014∼2016년 발생한 성과금 중 이연된 9억원과 지난해 성과로 인해 올 상반기 받은 성과금 12억원을 합쳐 임원보다 높은 보수를 받게 됐다. 김 차장은 지난해 투자금융 운용부문에서 업계 최고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임원 중 5억원 이상 연봉자는 유안타 증권에도 있었다. 유안타증권의 차장 두 명은 각각 6억9000만원과 6억8000만원 보수를 올해 상반기에 받았다. 이 회사 서명석·황웨이청 사장이 각각 7억7000만원대 보수를 받았다. 두 차장은 채권과 유가증권 등의 중개 영업실적에 따른 성과급과 전년도 정산 성과급 등을 합해 높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같은 증권계인 키움증권의 경우 김익래 회장만 보수 6억1895만원으로 사내 유일한 ‘5억원 이상 임직원’ 명단에 이름을 올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금융권 전체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인물은 56억5600만원을 받은 김창수 전 삼성생명 사장이다. 금융지주사 중에서는 13억5100만원을 받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증권업계에서는 35억7100만원을 받은 윤용암 삼성증권 전 대표이사가 1위를 차지했다.
금융회사는 이날까지 공개한 2분기 반기보고서부터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임직원 상위 5명 명단을 공시했다. 기존에 등기이사와 사외이사, 감사 등 회사 경영진에 한해 제한적으로 공개하던 것을 금융당국이 보수의 정당성과 투명성을 제고한다는 취지로 공개를 시작했다. 그동안 금융권이 과도하게 높은 보수를 받는다는 사회적 비판 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