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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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의 국내 복귀 성사될 수 있을까

미국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 소속 오승환(36)이 지난 17일 리그를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서 깜짝 발언을 했다. 바로 해외생활을 접고 국내에 복귀하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놓은 것이다.

오랜 외국생활로 몸과 마음이 지쳤고 국내무대에서 마지막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는 오승환의 심경이 이해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복귀까지는 현실적인 벽도 적지 않아 당장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도 없지 않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오승환은 2014년부터 2년간 일본에 진출해 한신에서 뛰면서 2년 연속 센트럴리그 구원 1위에 등극한 뒤 2016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2년을 세인트루이스에서 뛴 뒤 올해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했으나 시즌 중반 콜로라도로 트레이드돼 포스트시즌까지 경험했다. 오승환이 올해까지 3년간 메이저리그에서 211경기에 등판, 13승 1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2.78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일본과 메이저리그 모두에서 오승환은 여전히 매력적인 불펜 투수다.

그럼에도 오승환이 국내에 돌아오려면 삼성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삼성 입장에서야 오승환이 온다면 전력 강화라는 측면에서는 당연히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오승환이 불법도박으로 인해 KBO로부터 국내 복귀시 시즌 절반인 72경기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상태다. 복귀 첫 해는 반쪽 자리 선수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고민이 없을 수 없다.

그래도 이 문제는 삼성의 결단만 있으면 되는 것이기에 오승환의 국내복귀의 큰 걸림돌은 아니다. 오히려 콜로라도와의 계약관계가 더 풀어야 할 숙제다. 오승환은 2019시즌 콜로라도와의 계약이 남아 있다. 2018시즌 70경기 이상 등판해 2019시즌에 대한 베스팅 옵션이 적용됐다. 250만 달러(약 28억원)의 보장연봉이 예정돼 있다. 콜로라도가 허락하지 않으면 오승환의 국내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콜로라도는 오승환을 데려오기 이해 토론토에 유망주 3명을 내줬다. 오승환을 그냥 풀어준다면 손해가 막심하다. 아무리 개인 의사가 국내복귀라고 해도 콜로라도 입장에서는 확실한 보상책이 없는 한 오승환을 그냥 풀어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삼성으로서는 고액의 보상금에 출전정지 징계까지 감수하며 오승환을 데려와야 할 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