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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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시인 이원규 “‘친문’이 문재인 갉아먹고 있어…이재명 왜 몰아붙이나”

“마음에 안든다고 다 매장하나…죽쒀서 개줄 수 있어”/“친문, 자숙해야…선명성 경쟁으로 파이 줄이지 말길”/“김영환·김부선 8월 동반 지리산행…밤늦게 술먹자 전화”
‘지리산 시인’ 이원규씨는 27일 최근 친문 핵심부를 중심으로 여권 안팎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탈당론 등 비토론이 확산하는 것에 대해 “‘이재명 탈당’을 주장하는 일부 극렬 ‘친문’들이 오히려 민주당을 구하기는 커녕 문재인 정부의 미래를 갉아먹을지도 모른다는 ‘노무현 시대’의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고 친문의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대선과 지방선거가 끝난 지 오래된 시점에서 마치 ‘성골과 진골’을 감별하듯이 당세 확산이 아니라 축소 지향의 전투가 계속 벌어지는 현실이 안타깝다 못해 지겹다”며 “선명성 경쟁으로 파이를 줄이는 것도 쉽다. 그러나 그것은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는 지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이원규 시인

◆이원규 “개국공신 행세 ‘친문’이 문재인 정부 갉아먹고 있어”

이 시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작금의 민주당 관련 뉴스는 천박하다. 지겹고 한심한 정치 얘기를 참을 수 없다”고 운을 뗐다.

그는 “나는 민주당원이 아니지만 그래도 민주당을 더 지지하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는 국민의 한 사람”이라며 “이런 내가 보기에도 ‘이재명 탈당’을 주장하는 일부 극렬 ‘친문’들이 오히려 민주당을 구하기는커녕 문재인 정부의 미래를 갉아먹을지도 모른다는 ‘노무현 시대’의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부 탄생의 주역은 촛불 시민들이었다. 마치 개국공신처럼 행세하는 자칭 ‘친문’들, 그들만의 노력으로 대선에 이겼다고 생각한다면 실로 엄청난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사건은 본선 아닌 당내 경선 민주당 내부의 일”

이 시인은 “작금의 ‘이재명 사건’은 대선 후보 경선과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의 휴유증이다. ‘혜경궁 김씨’나 ‘김부선’ 관련 모두 따지고 보면 본선이 아니라 후보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일들”이라며 “그러니까 순전히 민주당 내부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속 깊은 앙금이야 조금 남을 수 있지만 대선과 지방선거가 끝난 지 오래된 시점에서 마치 ‘성골과 진골’을 감별하듯이 당세 확산이 아니라 축소 지향의 전투가 계속 벌어지는 현실이 안타깝다 못해 지겹다”며 “할 일이 태산인 문재인 정부를 더 당혹스럽게 하고 더불어 민주당 지지자들을 절망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희정이 지워진 것은 그렇다 치고 만약 이재명이 무너지고, 박원순 등이 코너에 몰린다면 그 어떤 세력이 가장 좋아할까. 수구언론일까, 자유한국당 등 꼴보수들일까, 친문 극성파일까”라고 되묻고 “차기 대선 프로젝트가 암암리에 추진된다 하더라도 이것은 아닌 것 같다. 촛불 정신이 아니라 저급한 욕망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배신 않는 이재명 왜 몰아붙이나...수세 이재명 편들고 싶어”

이 시인은 “갑자기 수세에 몰린 이재명에게 편들고 싶다. 애초부터 안희정이나 이재명을 적극 지지하거나 마음 깊이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멀리서 바라보니 뭔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특히 이재명에게 마구 험담을 내뱉는 이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들의 면모를 살피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도대체 피아 구분이 없다는 점이다. 후보 경선에서 진 전해철 일부 라인과 일부 극렬 ‘문빠’들이나 노무현 탄핵에 앞장섰던 바른미래당의 김영환, 김부선 편을 드는 이들과 ‘기레기’ 언론, 그리고 자유한국당 등 수구 꼴통들이 모두 한편인 셈”이라며 “대하소설 같은 코미디가 벌어지니 참으로 기이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이재명이 싫고 미워도 그렇지 아직 문재인 정부를 배신하지 않은 그를 이리 혹독하게 몰아붙이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영환 김부선 8월 동반 지리산행…밤늦게 술먹자 전화”

이 시인은 “4만 건 트위트 내용의 극히 일부가 어떻고, 김부선과의 밀회가 사실인지 거짓인지, 나홀로 자수성가한 가난한 집안의 기둥으로서 친박연대 지회장인 ‘문제아’ 형을 어머니와 가족을 위해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는지 ‘직권남용’으로 강제 입원시켰는지, 수세에 몰리니 자주 거짓말을 했는지, 뉴스를 일별해보니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고 또 인간적으로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며 “그 중에서 특히 이재명 공격의 최일선이었던 여배우 김부선 관련건은 사실인지 아닌지 과거지사는 둘째 치고 미투와 성격이 다른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8월초 ‘김영환-김부선의 동반 지리산행’ 이후부터 나는 도저히 이들을 신뢰할 수 없게 됐으며 슬그머니 이재명 편을 들게 됐다”며 “김영환과 김부선은 하동의 이모씨 집에서 머물렀다.

밤늦게 함께 술 마시자는 연락이 있었으나 매우 불쾌해서 단호히 거절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경기도지사 선거 때 김영환의 저열한 공격과 김부선의 횡설수설 페이스북이나 인터뷰 등이 그 옛날 ‘선데이 서울’을 읽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마음에 안든다고 다 매장하나…죽쒀서 개줄 수 있어”

이 시인은 “각설하고, 이재명에게 죄가 있다면 검찰과 법원이 판단할 것이다. 탈당이든 뭐든 그때 가서 판단해도 늦지 않다”며 “여전히 이재명은 16년 만에 되찾은 경기도지사다. 다만 이렇게 되기까지 그 저의가 수상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행여 싫다고 다 제거해야 하나, 마음에 안 든다고 다 매장시켜야 하나. 끝내 경기도지사 선거를 다시 해서 자기 편의 새로운 인물을 내세워야 하나”라고 묻고 “여차하면 죽 쒀서 개 줄 수도 있다. 노무현 정부 때의 뼈아픈 이합집산을 돌이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꼴보수들이 날마다 통합을 노래하며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저리 간절하게도 기원하는데, 민주당 내부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우려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친문들 자숙해야…선명성 경쟁으로 파이 줄이지 말길”

이 시인은 “촛불 혁명이 불러온 민족 대전환기를 5년도 못 지키고 훌러덩 다 말아먹을 것인가. 민족반역의 ‘이명박근혜’ 시절로 되돌아 갈 것인가”라고 되묻고 “‘친문’의 책임감은 더 커져야 하고, 정말 ‘친문’이라면 문재인의 품성을 더 배워야한다. 문재인 정부를 위해서도 그만큼 더 자숙해야 한다. 이재명보다 일부 개선장군 행세를 하는 ‘친문’들에게 더 손가락질을 하게 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솔직히 기득권을 유지하는 전해철보다 뒤로 물러난 이호철-양정철이 더 아름답지 않은가”라며 “언젠가는 돌아와 더 큰 그림을 그릴지도 모른다”고 관측했다. 

이 시인은 “늘 그렇듯이 누군가를 끌어내리고 죽이는 것은 쉽다. 선명성 경쟁으로 파이를 줄이는 것도 쉽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는 지는 길이다. 운동권이나 진보가 자주 실패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은 한반도의 미래며 평화와 번영의 파이를 계속 키우는 일이다. 그에 반하는 이들이 오히려 해당분자일 뿐”이라며 “잔치는 이제 시작인데 더 이상 고춧가루 뿌리지 말자. 나도 이재명보다 문재인을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김용출 기자 kimgija@segye.com
사진=이원규 시인. 페이스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