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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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메꾸려 트레비 분수 속 동전 탐낸 로마의 최후


로마 정부가 재정난에 트레비 분수(사진) 속 동전을 탐냈다가 혼쭐났다.

분수의 도시로 알려진 로마의 분수 가운데서도 가장 유명한 트레비 분수는 영화 '달콤한 인생' 속 주인공이 분수에 뛰어들어 샤워하는 장면으로 명성을 얻었다.

영화 '로마의 휴일' 스틸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동전을 던지는 장면으로도 우리에게 익숙하다. 

실제 트레비 분수를 뒤로 한 채 동전을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고, 2번 던지면 연인과의 소원을 이루고, 3번을 던지면 힘든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속설로 인해 많은 여행객이 찾는 명소다.

영화 '달콤한 인생' 속 주인공이 검은 드레스를 입고 트레비 분수서 샤워를 하는 모습. 해당 영화 스틸

그런데 재정난에 시달리는 로마시가 트레비 분수에 던져지는 연간 150만유로(약 19억 3000만원)의 동전을 시 예산으로 귀속시킬 계획을 세워 논란이 일었다.

이러한 방침이 공개되자 가톨릭계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이탈리아 주교회의가 발간하는 가톨릭계 신문 아베니레는 로마시가 빈곤층으로부터 돈을 빼앗는 격이라 비난했다.

그동안 이 동전들은 가톨릭 자선단체인 카리타스가 기부를 받아 노숙자와 생계가 어려운 가정을 지원하는 데 써왔기 때문이다. 


반대 여론에 로마 시장은 결국 가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에 트레비분수의 동전들을 계속 기부하기로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마 시장은 "카리타스와 카리타스의 도움을 받는 사람들은 안심해도 된다"며 "로마시는 트레비분수의 동전을 카리타스에 계속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한누리 온라인 뉴스 기자 han62@segye.com
사진=로마 관광청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