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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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 판매 당장 중단하라” vs “이해 부족”

[이슈톡톡] 논란이 된 여성 위생용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때아닌 생리대 판매 논란이 일고 있다. 일회용 생리대의 환경오염 우려를 지적한 청원자와 지지자들이 일회용 생리대 판매 중단을 요구한 데 대해 여성들의 고충을 도외시한 주장이라며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생리대 가격 인하를 촉구하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여성의 건강, 경제적 이익, 줄어드는 환경오염”…생리대 판매 중단 근거 ‘충분’

최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성 위생용품(일회용 생리대)이 환경오염을 심화한다며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요지의 청원이 몇 건 올라왔다. 이들 청원자는 일용품 줄이기 운동이 전 사회적으로 확산하는 지금 여성들은 ‘단지 귀찮다’는 이유로 일용품 사용을 당연한 것처럼 인식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오른 생리대 판매 중단 청원글. 청원 게시판 캡처
이들은 과거 일회용 생리대의 발암 성분 검출 논란 ‘면 생리대’를 구매하거나 만들어 사용한 여성들의 사례를 거론하며 일회용 생리대 판매 중단을 촉구하면서 대안으로 면 생리대를 제시했다. 면 생리대를 사용하면 여성들이 우려하는 건강·안전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재활용이 어려운 쓰레기가 감소해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 고충 이해 못하는 주장”

반론도 만만치 않다. 보통 여성의 월경 기간은 5~7일 안팎으로 위생상 3~4시간마다 생리대 교체가 권장된다. 그만큼 빨아 써야 하는 면 생리대는 사용하는 게 번거롭고, 외출 때 보관하거나 처리하기 어렵다는 이유도 있다.

일회용 생리대 판매 금지를 반대하는 내용을 올린 청원자는 “월경 기간 하루 1회 사용에 그친다면 면 생리대 사용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지만 사정은 그렇지 못하고, 특히 사용 후 처리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면 생리대의 경우 세탁 후 재사용하기 때문에 귀가할 때까지 어딘가 보관해야 하고, 보관 중 세균 번식, 악취 등 위생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또 다른 청원자는 “월경은 여성이 원해서 하는 건 아니다”며 “몇몇 청원에 휴지로 해결하라는 의견이 있지만 휴지는 흡수력이 빨라 생리대를 대신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가족 또는 연인 중 여성이 분명 있을 것이다. 위생용품 가격 인하는 모르는 여성의 혜택이 아닌 주변 또는 가족에게 돌아간다”며 특히 저소득층 여성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회용 생리대의 가격 인하를 촉구했다.

일회용 생리대 가격은 개당 300~800원 선이지만 매월 약 30~50개 정도가 필요해 여성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또다른 청원자는 “여성 특히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여성에게 큰 부담이 되는 위생용품 가격을 지금보다 인상해선 곤란하고 낮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