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들의 석유동맹 [세계는 지금]

페트로카리베(Paterocaribe)는 세계 최대 원유 부국인 베네수엘라가 제안하고 아이티를 포함한 중남미 국가들이 가입한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국가들의 석유동맹’이다.

2005년 카리브 14개국 정상회담에서는 베네수엘라의 당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지역 내 에너지 불균형 타파를 목표로 내세우며 다자간 에너지정책 협의체로서 페트로카리베를 제안했다. 페트로카리베 협정의 내용은 베네수엘라가 원유 공급 관련 가입국가들에 제공하는 혜택이 주를 이룬다. 석유 수입액의 40%까지 2년간 거치기간 및 17∼25년간 장기상환 기간 부여, 상환기간 중 연간 1%의 저금리 적용, 국제 석유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대에 진입할 경우 장기상환 대상을 석유수입액의 50%로 확대하는 내용 등이다. 페트로카리베에 가입하면 석유를 싸고 쉽게 공급해준다는 것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한때 경제위기의 책임을 추궁당해 소환투표에까지 회부됐지만, 투표 직전 원유가 급등 등 외부 호재를 만나 경기가 살아나면서 극적으로 회생했다. 재기한 차베스 대통령은 주요 정책 중 하나로 페트로카리베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자원을 무기로 카리브해에서 자국 영향력 확대를 노린 셈이다. 중남미를 유럽연합처럼 통합해 독자 세력화하려는 꿈도 가졌다. 미국의 뒷마당으로 여겨져온 중남미에 미국 영향력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아이티를 비롯해 도미니카공화국, 쿠바, 바하마, 자메이카 등이 여러 나라가 호응해 페트로카리베에 가입했다.

2011년엔 베네수엘라의 반미(反美) 정책 일환으로 셀락(CELAC·라틴아메리카-카리브 국가 공동체)도 출범했다. 1951년 설립된 기존의 미주기구(OAS)와 달리 미국과 캐나다가 배제되고 쿠바를 포함시킨 것이 핵심이다. 셀락은 중남미 및 카리브 33개국이 모두 참여하는 유일한 지역협의체로, 중남미의 독립적 목소리를 내는 기구가 탄생했음을 뜻했다. 미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미국은 셀락 출범의 명분이 됐던 쿠바와 국교를 정상화함으로써 허를 찔렀다. 셀락에 균열을 낸 셈이다. 중국이 중남미에 적극 진출하기 시작한 점도 미국의 중남미 적극 개입 움직임에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의 이 같은 정책은 국제 원유가격 하락 이후엔 버티지 못했다. 원유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베네수엘라 경제가 가장 먼저 위기에 빠져서다. 지난해 대선에서 차베스 대통령의 후계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맞붙었던 야당 후보는 페트로카리베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을 정도다.

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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