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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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앞바다, 30년내 대지진 확률 90%" [특파원+]

日 지진조사委 ‘아오모리∼보소 태평양 연안지역’ 분석 / 규모 7,8급 지진 발생 가능성 커 / 쓰나미 동반 경우 많아 대비 필요 / G20 회의·내년 올림픽도 경보음 / 도쿄 강타 국가 기능 마비시키는 / 7급 수도직하 지진 확률 70∼80%
2011년 3·11 대지진이 발생했던 동일본 앞바다에서 30년 내 규모 7급의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90%에 달한다는 일본 정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본 정부의 지진조사위원회는 26일 북부 아오모리(靑森)현 앞바다에서 수도권인 지바(千葉)현 남부의 보소(房總)반도 앞바다까지의 태평양 연안 지역에 향후 30년 사이 지진이 발생할 확률을 분석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3·11 대지진 당시 규모 9의 지진 진원(震源)이었던 미야기(宮城)현 앞바다에서 규모 7.0~7.5의 지진이 일어날 확률이 90%에 달했다. 규모 7.9의 지진 발생 확률도 20%였다. 또 아오모리현·이와테(岩手)현 앞바다 북부에서 지진 발생 확률을 보면 규모 7.0~7.5는 90% 이상, 규모 7.9는 5~30%였다. 이밖에 규모 7.0∼7.5의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이와테현 앞바다 남부 30% △후쿠시마(福島)현 앞바다 50% △이바라키(茨城)현 앞바다 80%였다.

과거 일본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급 지진은 높이 1m정도의 지진해일(쓰나미)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았다. 규모 8의 경우엔 수 미터(m) 높이의 지진해일을 일으킨다.

지진조사위원회 히라타 나오시(平田直) 위원장(도쿄대 교수)은 “동일본대지진 이후 도호쿠(東北)지방에 큰 지진이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번 분석결과는 이 지역에서 여전히 큰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도호쿠의 태평양 연안에서 규모 7,8급의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대지진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거두는 게 좋다”며 “지진해일이나 격렬한 진동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는 6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둔 일본에서는 대지진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지진조사위원회는 앞서 지난해 2월에는 난카이(南海)트로프에서 30년 내 규모 8의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70∼80%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발표했다. 시즈오카(靜岡)현 쓰루가(敦賀)만에서 규슈(九州) 동쪽 태평양 사이 깊이 4000m 해저 협곡인 난카이트로프에서의 대지진은 초대규모 지진해일을 일으킬 수 있어 수도직하(首都直下) 지진(진원이 도쿄 바로 밑에 있는 지진)과 함께 현재 일본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지진이다. 30년 안에 도쿄를 강타해 국가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는 규모 7급의 수도직하 지진이 발생할 확률도 70∼8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