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스토리 등 부분별 편차 심해 완성도 떨어져

“중국 영화를 평가하자면, 한국이 대학생 수준이면 중국은 중학생 정도다. 다만 시장이 크기 때문에 영향력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중국 영화에 대한 한 전문 영화인의 평가다. 중국 최초 공상과학(SF) 블록버스터인 ‘류랑디추’(流浪地球)가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중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류랑디추를 직접 본 또 다른 한 영화인은 “원작소설이 있다. 그만큼 구성과 시나리오는 탄탄했다. 배우의 연기력도 훌륭했다. 다만, 촬영이나 디자인콘셉트, 미술, 그래픽 등의 수준은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토리 구조와 배우의 연기는 나쁘지 않았지만, 그것을 풀어가는 기술적인 부분이 여전히 한국이나 할리우드 영화에 비해서는 다소 손색이 있다는 설명인 것이다. 통상 영화의 완성도를 이야기할 때는 영화를 구성하는 10여개 부분이 모두 고도의 퀄리티를 유지해야 한다. 시나리오와 스토리 구성은 물론 촬영, 조명, 편집, 미술, 의상 등 각 부분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야지만 완성도도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류랑디추는 잘 만들어진 영화는 아니며, 현재 중국 영화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중국 영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대체적 평가는 부분별 편차가 심해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한 영화 평론가는 “이미 만들어진 구조 아래에서 풀어나가는 것은 수준급에 도달했지만 새롭게 창작하는 경우, 치밀한 이야기 구조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7년 ‘잔랑(戰狼) 2’가 나오기 전 중국 최대 인기영화로 기록됐던 미인어(美人?)의 경우에도 시나리오 구성이 “헐겁다”는 평가가 영화인들 사이에서 있었다. 중국 당국의 지나친 검열이 영화의 창작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잔랑 2의 경우, 영화 초반 주인공의 하극상 장면 때문에 군부의 반발로 심의가 늦어졌다는 후문이 있다. 성적인 문란한 내용, 폭력적인 것은 물론 사회 질서와 체제에 대한 불만과 비판은 절대 담겨서는 안 된다.

특히 중국 영화는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외국 의존도가 높다. 실제로 류랑디추 제작에도 할리우드와 우리나라의 VFX(Visual Effects-컴퓨터 그래픽에 기반을 둔 영화 영상제작 기법)팀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영화 시장이 구축될 때는 한국 기술에 많이 의존했지만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한한령(限韓令)이 본격화하면서 할리우드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거대한 시장은 중국 영화 최대 자산이다. 상업영화가 성공하고 중국인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영화관람은 가족 단위의 보편적인 놀이 문화가 됐다. 현재는 미국의 스크린 수에 거의 버금가는 4만개 정도가 전국에 있다. 류랑디추와 같은 SF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배경에도 그 배후에 거대한 시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거대한 시장으로 매출이 어느 정도 보장이 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자신 있게 영화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판 SF 류랑디추가 나올 수 있었던 배경이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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