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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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속옷 촬영에 몸 배배 꼬고 다리 벌리고…'가이드라인 필요' 청원글 등장

 

국내외 여아 아동복 쇼핑몰 및 패션쇼 등에서 여아에 대한 선정적고 자극적인 이미지와 문구가 판매 증진을 위해 사용되고 있어 아동 성 상품화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아동 속옷 쇼핑몰에 대한 법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청원글이 올라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동 속옷 모델 관련하여 처벌규정과 촬영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이 글의 청원인은 "아동 런닝(보조속옷)을 홍보하는 사진이지만 전신을 촬영하고, 몸을 베베 꼬고, 쇼파 끝에 앉아 다리를 벌리고 있다"라며 "런닝을 판매하려는 것이 아니라 아동의 전신을 성상품화한 사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동 런닝을 홍보하는데 왜 아이가 의자에 앉아 다리를 벌리고, 또 다리를 벌린 후 손으로 가리는 사진을 넣어야 하느냐"라며 "나라 차원에서 이런 식의 아동상품 홍보를 처벌해야한다. 그 전에 가이드라인부터 제정해야한다"라고 주장했다.

아동 속옷 쇼핑몰 가이드라인 및 처벌 규제 강화를 주장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이 청원글에는 2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3만946명이 동의했다.


최근 일부 중소형 온라인 아동복 쇼핑몰에서는 모델 아이를 성인 여성 모델 처럼 꾸미고 의상을 입히고 연출한 사진을 찍어 올려 '어덜키즈'(어른을 의미하는 어덜트(Adult)와 아이를 의미하는 키즈(Kids)의 합성어로 아이들이 어른을 흉내 내는 것) 논란을 확산시켰다. 

해당 쇼핑몰들 사진 속 여자 아이 모델들은 대부분 8~13세의 아동임에도 불구하고 진하게 화장을 하고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몸을 뒤틀며 특정 신체 부위를 강조한다거나, 입을 벌리고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등 관능적이고 선정적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 쇼핑몰은 아동 모델 사진에 "하체 통통 군살 커버 레깅스", "에스라인 허리 살려주는 원피스", "여리여리 해 보이는 블라우스", "하늘하늘 한 스타일로 여성미 뿜뿜" 등 특정 몸매를 부각하거나 여성성을 강조하는 듯한 광고문구를 착안하며 아동 성 상품화 논란을 부각시켰다.


지난달 초에는 국내 유명 아동복 쇼핑몰이 '인형 같은 그녀랑 연애할까', '섹시 토끼의 오후', '갖고 싶은 그녀의 따스한 시간', '그녀 오늘 클럽 뜨는 날' 등의 문구를 사용한 아동복을 올렸고 이러한 문구가 "아동복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비난 여론이 잇따르며 '아동을 성 상품화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맘카페 등을 통해 " 정말 불편하다. 딸 키우기 겁난다", "어른들 스타일 축소해놓은 것 같다", "딸 키우다 보니 너무 불안하다", " 애들 화장시켜 몽롱한 표정으로 사진 찍고 짧은 치마 짧은 바지 입혀놓고 뭐 하는거냐"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쇼핑몰 측은 문제가 된 상품명의 제품명 중 '클럽', '섹시'등의 논란이 된 부분을 삭제하기 까지 했다. 

2017년 12월 중국 쓰촨성의 한 대형 쇼핑몰에서 열린 어린이 란제리쇼에 선 중국 여자아이들.

이 같은 아동 성 상품화 문제는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 논란이기도 하다. 

2017년 12월 중국 쓰촨성 청두시의 한 대형 쇼핑몰은 어린이 란제리 쇼를 열어 사회적으로 물의를일으켰다. 이 쇼에서 4~8세 어린 여자 아이들이 짙은 화장을 하고 노출이 심한 속옷을 입고 무대에 섰다. 이 란제리 쇼는 이후 중국 현지 언론을 통해 전해졌으며 해외 복수의 언론에 인용 보도 되며 '중국 아동 성 상품화 논란'에 대한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중국에서는 최근까지도 어린이 모델을 대상으로 한 수영복과 비키니 쇼 등이 이어지고 있어 아동 성 상품화가 심각해지고 있어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2010년에는 프랑스에서 일명 로리타 키즈(Lolita Kids·소아성애를 의미하는 Lolita Complex와 아이를 의미하는 Kids를 합성한 말)논란이 일기도 했다. 바로 프랑스의 10세 소녀 티렌느 루브리 블론도(Thylane Loubry Blondeau)의 패션잡지 보그 프랑스판 12월~1호 판에 게재된 사진(위 사진) 때문이었다.

이 사진에서 블론도는 짙은 화장에 올림멀이를 하고 관능적인 시선으로 카메라를 응시했다. 어깨가 드러난 빨간 원피스를 입고 소파위에 누워 있는 모습에서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 사진은 곧 미국의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다뤄졌고 이후 '10세 소녀의 성 상품화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프랑스 정부는 2013년 관련 법을 제정하고 아동 성 상품화 이미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하고 엄격하게 규제하기 시작했다.


2011년 영국에서는 패션 브랜드 마크제이콥스 향수 광고에서 당시 미성년자였던 17세 배우 겸 모델 다코타 패닝(위 사진)이 외설적인 포즈를 취하고 향수 광고를 찍어 논란이 됐다.  당시 영국 광고심의위원회는 "모델이 16세 미만으로 비춰질 수 있고 어린 아이의 성 상품화를 정당화한다"며 광고금지 처분을 내렸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국민청원 게시판·아동복 쇼핑몰·온라인 커뮤니티·웨이보·보그지·마크 제이콥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