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외손주들과의 추억 파스텔 그림에 담다

김여랑 그림·글/힘찬북/1만5000원

외할머니 보고 싶어요 제주도 갈래요/김여랑 그림·글/힘찬북/1만5000원

 

“방학이 되면 들뜬 모습으로 할머니를 찾던 손자들의 그 상기된 얼굴이 떠오릅니다. 바다와 들판을 벗하며 마음껏 뛰어놀고, 자연의 경이로움에 눈떠 마냥 신기해하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표지의 밝고 따뜻함이 손길을 잡아끄는 이 책은 할머니가 어린 손자들과 제주에서 보낸 겨울방학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았다. 제주도에 가면 늘 반갑게 맞아주는 할머니의 집은 아이들에게 늘 그리움과 사랑이 공존하는 추억의 공간이다. 손자, 손녀에 대한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이 몽환적인 파스텔 그림만큼이나 아름답게 묘사된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덧 어릴 적 가슴 따뜻했던 추억과 마주한다.

누구나 가 보고 싶어하는 곳 제주. 매 페이지마다 펼쳐지는 제주의 정겨운 모습들, ‘풍경 그림책’이라는 표지의 설명처럼 풍경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귤밭, 바다, 목장, 올레길. 노란 유채꽃밭에서 사진 한 장 남겨본 어른들이라면 이 그림들은 또 다른 추억으로 가슴에 와 닿는다.

이 책은 파스텔 색조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에 대한 표현도 좋지만, 무엇보다 일반 그림책이 갖는 등장인물 중심의 내용 구성이 아닌, 화면 가득 바라보는 풍경 위주의 그림과 그에 걸맞은 글의 일체화된 구성이 특징이다.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제주의 푸른 바다와 파도 소리, 푸른 초원의 싱그러움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는데, 그림책이지만 화보를 보는 것처럼 생생한 감동이 전달된다.

30년 가까이 교직생활을 한 작가는 1997년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했다. 1999년 시집 ‘지상에서 쫓겨나지 않은 이유’, 2007년 시화집 ‘그리운 곳 돌아보다’, 2012년 화집 ‘풍경은 그리움 되어’ 등을 발간했으며 다수의 공모전에서 입상했다.

 

김창환 기자 kch147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