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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시절’의 재현은 언제? 리즈 유나이티드 또 한 번 승격 좌절

사진=AP연합뉴스

‘과거의 화려했던 한 때’를 뜻하는 '리즈시절'은 이제 인터넷에서는 익숙해진 신조어 중 하나다. 이 단어 속의 ‘리즈’는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소속됐던 리즈 유나이티드를 지칭한다. 1990년대 맨유, 리버풀, 아스널 등 명문들과 당당히 자웅을 겨루던 중상위권팀으로 1999~2000 유럽축구연맹(UEFA)컵 4강, 2000~2001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등 영광의 시절도 있었다. 이 시대의 핵심 멤버 중 하나인 앨런 스미스가 이후 맨유에서 박지성의 동료로 뛰며 부진을 거듭하자 국내 맨유들이 스미스와 리즈의 전성기를 떠올리며 만든 단어가 ‘리즈시절’이다.

 

그러나, 이제는 축구팬들조차 ‘리즈’가 축구팀의 이름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 2000년대 이후 무리한 팀 운영으로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면서 핵심선수들을 모두 팔아치우고 약팀으로 전락한 탓이다. 결국 2003~2004시즌 EPL에서 강등당해 2부리그로 떨어졌고, 3년뒤인 2006~2007시즌에는 3부리그까지 추락했다. 이후 리즈는 2010~20011시즌 2부리그에 다시 올라왔지만 EPL 복귀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사이 팀의 전성기를 기억하던 팬들도 거의 사라지고 리즈의 화려했던 시절은 ‘리즈시절’이라는 단어 속에 흔적만 남았다.

 

이런 리즈의 EPL 복귀 도전이 또 한번 좌절됐다. 리즈는 16일 잉글랜드 리즈 엘란드로드에서 열린 2018~2019 잉글리시 챔피언십 승격 플레이오프 4강 2차전에서 EPL의 전설적 미드필더 프랭크 램파드가 지휘봉을 잡고 있는 더비 카운티에 2-4로 패했다.

 

전반 24분 스튜어트 달라스(28)가 선제골을 넣으며 기세를 잡았지만, 전반 막판 동점골을 내줬고, 후반 1분과 후반 12분 역전골과 추가골을 연이어 내줬다. 이후 후반 17분 달라스가 추격골을 만들며 다시 희망을 살려냈지만 후반 33분 경고 누적으로 1명이 퇴장당하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후반 40분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이로써 지난 12일 원정으로 치른 지난 12일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던 리즈는 이날 대패로 1, 2차전 합계 3-4로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기대가 컸기에 좌절도 클 수밖에 없다. 2부리그 복귀 후 2번을 제외하고는 10위권 안에도 진입하지 못했던 리즈는 염원인 EPL 복귀를 위해 올 시즌을 앞두고 명장 마르셀로 비엘사를 과감하게 영입했고 이는 곧바로 효과를 봤다. 시즌 초반 리그 1위에 오르는 등 2부리그 강호로 자리를 잡은 것. 비록, 노리치시티와 셰필드 유나이티드에 밀려 1부리그에 자동 승격하는 리그 2위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리그 3위로 3~6위끼리 벌이는 승격 플레이오프에 나섰다. 이후 부담스러운 원정 1차전에서까지 승리하며 승격의 기대감이 극에 달했다. 그러나 6위인 더비에게 딱 한 무너지며 ‘리즈시’절의 재현은 또 한번 뒤로 미루어지게 됐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