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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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도서 국내 미기록 버섯·나방 발견

생물다양성연합, 조사보고서 / 희귀 동·식물 총 940여종 서식 / ‘미치광이버섯’ ‘주머니나방’ 등 / 국내 기록 없는 생물들 첫 확인

제주 추자도에 세계가 지정한 희귀식물과 미기록의 독특한 곤충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세계유산본부는 추자도 일대에서 시행한 국가생물다양성기관연합 제23차 공동학술조사 결과를 보고서로 발간했다고 22일 밝혔다. 국가생물다양성기관연합(생물다양성연합)은 생물 다양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2017년 16개 국내 유관기관이 모여 구성한 기구다.

제주 추자도에서 국가생물다양성기관연합이 발견한 주머니나방. 제주도세계유산본부 제공

생물다양성연합은 추자도에 식물 406종과 조류 69종, 곤충 303종, 어류 46종, 버섯 69종, 거미 53종 등 940여종의 희귀 동·식물들이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생물다양성연합은 또 식물 중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 6종(문주란·눈향나무·섬오갈피·덩굴민백미꽃·연화바위솔·세불석위)과 특산식물 2종(산이대·할미밀망)을 포함한 총 96과 406종을 관찰했다.

문주란 등 희귀식물 6종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가장 시급히 보호해야 할 ‘절멸’(1등급)로 지정한 희귀 종이다. 연화바위솔과 세불석위도 세계자연보전연맹이 보호종 8등급 중 5등급의 ‘취약’단계로 지정·보호하는 종이다.

생물다양성연합은 이번 학술조사에서 추자도에서 버섯 총 26과 42속 69종을 발견했으며, 이 중 국내 미기록종인 ‘미치광이버섯’류(Gymnopilus crociphyllus)가 추자도에 자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생물다양성연합은 곤충의 경우 넓적송장벌레와 남방노랑나비, 물결부전나비, 소철꼬리부전나비 등 총 9목 77과 303종을 발견했다.

국립수목원과 국립중앙과학관 공동조사팀은 추자도 자생 나비 중 국내 미기록종인 ‘주머니나방’(Nipponopsyche fuscescens) 유충을 발견해 내기도 했다.

생물다양성연합은 추자도 자생 거미(총 17과 43속 53종) 중 일본 고유종인 ‘알거미’와 ‘진드기거미’류의 거미가 국내 최초로 추자도에서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조류의 경우 매(멸종위기 1급·천연기념물 제323-7호), 붉은새매(멸종위기 Ⅱ급·천연기념물 323-2호), 흑비둘기(멸종위기 Ⅱ급·천연기념물 제215호), 팔색조(멸종위기 Ⅱ급·천연기념물 제204호), 두견이(멸종위기 Ⅱ급·천연기념물 제447호), 벌매(멸종위기 Ⅱ급), 조롱이(멸종위기 Ⅱ급) 등 총 10목 30과 69종을 관찰했다.

추자도는 한반도와 제주도의 중간지점에 자리 잡고 있어 생물의 진화과정을 밝히는 중요한 지역이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