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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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미니버스’로 연료비·준공영 예산 절감

시범운행 결과 운영비 ‘뚝’ / 수요 적은 노선 준중형버스 도입 / 중형대비 연료비 최대 42% 줄어 / 구입비도 대당 4600여만원 저렴 / 승객들 “불편하지 않아” 긍정적

광주시가 승객 수요가 적은 노선을 대상으로 준중형버스(미니버스)를 시범운행한 결과 연료비가 기존 중형버스보다 최대 42%까지 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중형버스의 절반 가격으로 준중형버스의 구입이 가능해 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재정 부담을 줄이는 방안으로 준중형 버스 운행을 확대할 방침이다.

21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5개 노선에 준중형버스를 시범적으로 운행해 중형버스와 동일한 운행 거리를 기준으로 연료비를 비교·분석했다.

준중형버스는 기존 중형버스와 비교해 3분의 1가량 작고 12인승과 15인승, 16인승이 있다. 비교적 승객이 적은 마을버스로 활용된다. 준중형버스의 탑승인원은 입석까지 합해도 최대 27명으로, 입석을 포함해 50명까지 탈 수 있는 중형버스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번 조사에서 준중형버스의 연료비가 중형버스보다 평균 31% 적게 들어갔다. 한 달 동안 연료비 절감액은 대당 평균 64만원이다. 송정96번 노선의 경우 시내버스 1회 운행거리는 27㎞로 하루 10∼11회 운행했다. 이 노선에 기존 CNG(천연가스)연료를 사용하는 중형버스와 경유 연료인 준중형버스를 동일한 조건으로 운행했다. 연료비를 비교한 결과 준중형 버스가 중형버스보다 절반가량인 43%밖에 들지 않았다. 이 노선에서 준중형 버스를 한 달간 운행하니 연료비 절감액이 대당 99만원에 달한 것이다.

준중형버스 차량구입비도 중형버스보다 훨씬 저렴하다. 중형버스의 경우 대당 차량가격은 1억977만원으로, 준중형버스 6363만원보다 4614만원이 싸다. 시내버스 사용기한을 9년으로 보면 중형버스에서 준중형으로 교체 시 대당 6300만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번 조사에서 준중형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인 편이었다. 유덕65번 노선을 이용한 이모(61)씨는 “출퇴근 시간이 아니면 승객이 채 10명도 되지 않아 작은 버스가 다녀도 좋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막상 준중형버스를 타보니 불편하지 않은 데다 연료비도 줄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시는 시내버스 승객수요가 하루 최대 배차 인원이 25명 이하인 노선에 준중형버스 운행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9월 광주에 처음 도입한 준중형버스는 현재 8개 노선에 총 10대가 시범운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준중형버스를 시범운행한 결과 차량 구입비와 연료비를 크게 절감하는 것으로 나왔다”며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준공영제의 재정을 줄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