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크리에이터이자 속옷 쇼핑몰 최고경영자(CEO)인 하늘 대표가 직장 갑질 논란에 휘말려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그를 둘러싼 학교 폭력 및 ’불법 토토’ 브로커 의혹 등이 연이어 불거지고 있다.
하늘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 같은 의혹에 대한 해명 및 사과했으나 논란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에도 유명 SNS 인플루언서인 쇼핑몰 임블리의 임지현 전 부건에프엔씨 상무가 이른바 ‘호박즙 곰팡이 사태’ 후 제품 품질과 고객 대응 논란 등이 연이어 불거져 논란이 확산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선 이번 하늘을 둘러싼 논란이 임블리 사태의 전철을 밟게 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3일 직장정보 사이트 잡플래닛에는 하 대표가 운영하는 속옷 쇼핑몰에서 직원을 상대로 온갖 갑질을 했다는 취지의 폭로 글이 2건 올라왔다.
기업 리뷰 점수는 5점 만점에 1점대였고 퇴사율은 91%에 달한다는 내용도 첨부됐다.
이에 하 대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같은 주장을 전면 부인하면서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지난 24일에는 하 대표의 초등학생 동창이라고 주장한 한 누리꾼이 인스타그램에서 하 대표가 학창 시절 자신을 괴롭히며 금전을 갈취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하 대표는 SNS에 자필 편지를 올려 사과했다.
그럼에도 그를 둘러싼 폭로는 끝나지 않았다. 지난 25일 들어 불법 토토 브로커 폭로가 또다시 불거진 것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4~5년 전 하늘이 미인계로 스포츠 선수 친구에게 접근해 승부 조작 불법 브로커 역할을 했었다”고 폭로한 어느 누리꾼의 주장이 그 발단이었다.
같은날 갑질 폭로가 다시 등장했다. 역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하 대표의 회사에서 6개월 동안 일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누리꾼은 하 대표가 직원에게 커피믹스도 사주지 않았고, 음성기능이 있는 CC(폐쇄회로)TV를 설치해 감시했다고 했다.
일각에선 이처럼 SNS를 중심으로 하늘에 대한 연이은 폭로가 불거지고, 그의 사과에도 논란이 퍼지고 있는 점이 지난해 온라인쇼핑몰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임블리 사태와 판박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임블리 사태의 주인공인 임 전 상무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80여만명과 중국 대표 SNS인 웨이보 팔로워 16만명을 보유한 유명 인플루언서였다.
남편인 박준성 대표와 운영하던 부건에프엔씨는 임블리 등의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2017년 연매출 970억원에 달했었다. 이 회사는 의류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임블리와 뷰티 브랜드 ‘블리블리’ 등의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온·오프라인 매장을 국내외로 확장했다.
소액의 자본금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시작해 패션업계에서 신화를 써가던 부건 측은 35세임에도 훨씬 어려 보이는 임 전 상무가 직접 모델로 활동한 덕분에 젊은 여성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날이 승승장구를 걷던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진 본격적인 폭로 공방으로 갖가지 추문에 휩싸여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
그 시작은 이른바 ‘호박즙 곰팡이 폭로글’ 이었다. 지난해 4월 임블리가 한 헬스푸드회사와 협업해 판매했던 호박즙에서 곰팡이가 생겼고, 이를 임블리 측에 항의해더니 환불 불가를 주장하면서 교환은 문제가 생긴 제품만 해주겠단 답변을 받았다고 폭로한 데서 비롯됐던 것.
이를 계기로 임블리 고객들을 중심으로 제품에 대한 비판 여론이 형성됐고, 그 파장은 막대했다.
이내 포탈 사이트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장악한 이 사태는 복수 언론으로 기사화돼 다시 확산됐다.
이후 화장품 쇼핑몰 블리블리가 판매한 일부 제품의 사용 후 부작용이 있었단 제보가 SNS를 중심으로 이어졌다. 이외에도 명품을 그대로 베꼈다거나 도를 넘은 가격 책정으로 폭리를 취했다는 논란도 이어졌다. 아울러 제조일자 허위 표기, 무성의한 고객 대응 등 이후에도 폭로는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결국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임블리의 일부 제품에 대한 판매 및 광고 정지 처분을 내렸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전자상거래 위반 여부에 대한 직권조사에 들어갔다.
임 전 상무는 이 같은 논란에 유튜브 동영상과 SNS 글을 통해 사과했다.
부건 측도 작년 5월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그런데도 SNS를 폐쇄하는 한편 문제를 제기한 몇몇 고객을 맞고발하는 등 사과 및 후속 대처를 둘러싸사고도 논란은 이어졌다.
이처럼 논란이 확산하자 주요 면세점과 일부 온라인 쇼핑몰은 블리블리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으며, 부건 측은 운영 중인 일부 쇼핑몰을 폐업했다.
결국 임 전 상무는 지난해 7월부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는데, 이 모든 게 SNS 폭로 글 하나가 불러온 후폭풍이었다.
올들어 폭로에 휘말린 하 대표는 임 전 상무와 공통점이 많다.
먼저 연매출 60억원에 달하는 속옷 쇼핑몰 하늘하늘을 세운 여성 CEO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주로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스스로 쇼핑몰 모델을 전담하면서 SNS로 고객들과 직접 소통해 온기도 했다.
하 대표는 130여만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와 89만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데, 이 또한 임 전 상무와 판박이다.
폭로 또한 임블리 사태와 마찬가지로 온라인커 뮤니티를 중심으로 회사 운영과 과거 논란, 사생활 등에 집중돼 있다.
논란 당사자인 하 대표가 SNS로 사과했으나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 역시 수차례에 걸친 사과에도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한 임 전 상무의 전철을 밟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아직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하 대표의 사업에 대한 조직적 불매운동 조짐 혹은 제품에 대한 부정적 리뷰는 보이지 않고 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