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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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은, 11년 전 이혼 이유 공개 “서른살 되니 ‘시한폭탄’…결혼은 조수석에 앉는 것”

 

칼럼니스트 겸 방송인 곽정은(사진)이 이혼 이유를 공개했다. 

 

곽정은은 지난 26일 유튜브 채널 ‘곽정은의 사생활’에 ‘결혼시리즈 3탄 최초고백! 내가 이혼한 이유를 말해줄게’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곽정은은 해당 영상에서 “11년도 훨씬 전의 일인데 여전히 이혼은 내 연관검색어고 내가 어떤 칼럼을 쓰거나 방송에 나오면 ‘이혼한 사람이 왜 조언하냐’는 말을 듣는다”고 운을 뗐다.

 

그는 “2008년 결혼해서 2009년 그 시스템에서 나오는 결정을 했다. 이혼이란 말보다 탈혼이라는 말을 선호한다. 굉장히 주체적으로 본인이 원했기 때문”이라며 “(이혼을 결정한) 이유는 내 감정 때문이다. 내 감정을 너무 몰랐다”고 밝혔다.

 

이어 “(나이가) 서른을 넘어서니까 마치 내가 시한폭탄 같았다. 5년 뒤, 10년 뒤에도 혼자면 나는 도태될 것 같았다”며 “누군가를 만나서 남들처럼 결혼하고 어떤 체제를 갖추고 살면 안정적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자꾸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서른 살이 되니 불안해졌다”며 “자꾸 소개팅에 나가서 나를 마치 매대에 마지막으로 남은 떨이 상품처럼 느끼게 하고 히치하이킹을 할 수밖에 없는 행동 패턴을 만든 것”이라고 고백했다.

 

 

곽정은은 “나는 내 인생의 히치하이킹이란 것을 갑작스럽게 결혼으로 감행한 사람”이라며 “결혼은 이솝우화가 아니었다. 결혼이라는 시스템은 누군가의 조수석에 앉게 되는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나는 내 운전대를 잡고 가던 사람이었는데 누군가의 조수석에 앉아서 내 운전대가 그 사람 손에 쥐어져 있었다”며 “난 그다지 많은 권리가 없고 혼자 있을 때의 외로움과는 비교할 수 없는 다른 외로움과 불안을 느끼게 됐다”고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결혼이라는 시스템이 나답지 못하게 하고,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고, 조수석에 있을 수 없다는 깨달음이 왔을 때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체제를 떠날 결심을 했다”며 “나 자신이 누구인지 절박하고 아름답게 고민했던 적이 이혼으로 인해 가능했다고 본다. 내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곽정은은 “한국 사회는 특히 ‘이래야 된다’를 강요한다. 결혼은 해야지, 애는 낳아야지, 그래도 애는 둘 있어야지, 아파트는 있어야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어떤 가치가 내가 불안에 잠식될 때 어떤 것을 감행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고 그중 내 모습도 하나라는 걸 받아들이면 편해진다”며 “내가 혼자 있을 때 편안함을 구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생각해보라. 그 과정에서 정말로 나와 잘 맞는, 현재의 결혼 제도 안에서도 최대한의 평등과 자율성을 서로에게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다. 조급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나의 이혼 이야기가 서른 즈음에 혹여 외로움과 불안 때문에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어 하는 친구에게 힘과 깨달음이 되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곽정은은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 ‘편견도 두려움도 없이’, ‘내 사람이다’ 등의 도서를 썼으며 JTBC 예능 프로그램 ‘마녀사냥’, KBS Joy ‘연애의 참견’, KBS 2TV ‘연중 라이브’ 등에 출연해 방송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이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tkadidch98@segye.com

사진=유튜브 채널 ‘곽정은의 사생활’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