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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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약탈까지… 변질된 네덜란드 코로나통금 거부 시위

26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있는 한 상점이 전날 약탈로 피해를 입은 모습. EPA연합뉴스

네덜란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도입한 이후 시작된 폭력 행위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26일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현지시간 25일) 네덜란드 경찰은 전날 수도 암스테르담과 로테르담, 헤이그 등 여러 도시에서 발생한 사흘째 소요에서 최소 184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폭력 행위에 가담한 이들은 상점, 슈퍼마켓을 약탈하고 차량과 공공 기물에 불을 질렀으며, 경찰에 폭죽과 돌을 던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 10명이 부상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23일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처음으로 야간 통행금지를 도입했다. 통행금지는 오후 9시부터 이튿날 오전 4시 30분까지 적용되며, 긴급한 외출이 필요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집에 머물러야 한다. 규정을 위반하면 95유로(약 13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그러나 야간 통행금지 첫날부터 위반 사례가 속출했다. 경찰을 공격하고 코로나19 임시 검사소에 불을 지르는 등 폭력 행위가 발생했다.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가스를 쏘며 진압하는 등 충돌이 빚어졌다.

 

로이터 통신 등은 이번 소요는 정부의 야간 통행 금지, 고강도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 이후 벌어졌지만, 공공기물 파손 등으로 변질된 이 같은 행위의 동기는 더이상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폭도의 대부분은 10대라고도 전했다.

 

네덜란드 경찰은 이는 더는 시위의 권리와는 상관이 없다면서 폭력, 약탈 행위를 규탄하고, 지난 사흘간 체포된 이들은 47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경찰 대변인은 “과거에도 소요가 있었지만, 며칠간 전국에 걸쳐 계속되는 이 같은 것은 드문 일”이라면서 “더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두 달 전 술집과 식당 폐쇄에 이어 지난달 중순부터 학교와 비필수 상점 문을 닫는 등 봉쇄 조치를 시행 중이다. 지난 3주 동안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점차 줄어들기는 했지만, 현지 보건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지 않으면 다음달까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다시 확진자가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