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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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성 55% 두 가지 이상 일하는 ‘N잡러’

市·여성개발원 수요조사
40%가 “생계 위해 일 병행”
“하루 평균 9시간 노동” 40%
“한달에 26일 이상 노동” 20%
단일직업 근로자의 두배 달해
시 “女 직업훈련·정책수행 참고”
게티이미지뱅크

서울시 여성의 절반 이상이 2개 이상 직업을 갖는 이른바 ‘N잡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약 40%는 생계를 위해 여러 일을 병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시가 여성능력개발원과 함께 서울에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만 20~59세 여성 1247명을 대상으로 ‘서울시 여성의 세대별 일자리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690명(55.3%)이 자신을 “N잡러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고 3일 전했다.

이들 중 43.2%는 ‘생활비가 부족해서’,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서’,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아서’ 등 생계를 위해 다양한 직업을 가졌다고 답했다. 생활비 이외의 ‘여유자금 마련’을 위해 다양한 직업을 가졌다고 답한 여성은 32.1%, 새로운 일을 경험하고 싶은 이른바 ‘자아실현형 N잡러’는 24.7%로 나타났다. 특히 20대는 여유자금 마련을 위해 N잡러를 선택한 경우가 많았고 40대는 ‘자아실현형’, 50대는 ‘생계형’의 비율이 높았다. 여성 N잡러는 단일직업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 많은 시간을 노동에 투자했다. N잡러가 하루 평균 9시간 이상 노동하는 비율은 40.4%로 단일직업 22.4%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한 달에 26일 이상 일한다고 답한 근로자도 단일직업은 9.7%에 그친 반면 N잡러는 19.7%에 달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N잡러들은 일이 몰릴 때 일을 줄이기보다 무리해서 일을 더 많이 하는 방식으로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체력적 부담감과 심적 부담감을 동시에 가중시킬 수 있는 문제를 갖고 있었다”고 우려했다.

여성 N잡러의 85.5%는 일감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온라인’을 이용하고 있었다. N잡러의 54.9%는 “호출이나 앱을 통해 주문을 받고 고객을 만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고, 22.0%는 “웹사이트나 앱을 통해 일감을 얻은 후 결과물을 온라인으로 제공해 보수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15.1%는 “자신의 작품을 사이트나 앱에 게시하고 접속자 수에 따라 수익을 얻는다”고 답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 여성들은 ‘임금 및 수입이 많은 일자리’(19.7%), ‘일 생활 균형이 가능한 일자리’(19.6%), ‘나의 적성·취향에 맞는 일자리’(19.2%) 등을 좋은 일자리라고 봤다. 세대별로도 차이를 보였는데, 2030세대는 ‘일 생활 균형’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 반면 4050세대는 적성·취향에 맞는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많이 꼽았다. 50대는 4대보험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원했다.

서울시 여성 84.6%는 가장 필요한 경력개발 및 구직 프로그램으로 ‘모바일·온라인 등 비대면 매체를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을 꼽았다. 이어 ‘전문 자격증 취득 프로그램’(83.1%), ‘관심분야의 전문가 멘토 프로그램’(81.0%) 등의 필요가 많았다.

김기현 서울시 여성정책담당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고용형태의 여성일자리 플랫폼 운영, 직종별 커뮤니티 구축, 이러닝 프로그램 등 새로운 일자리 지형을 반영한 직업훈련과 일자리 정책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