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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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쓰고 운동할 때 입으로 숨쉬면 벌어지는 일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 후 구강호흡하면 입안 건조해져 충치 유발
운동 중 수시로 물마시고 양치해야…틈틈이 구강 점검‧스케일링 필요

 

봄기운이 완연해지면서 바깥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마스크를 써야하지만, 그럼에도 산책이나 등산, 운동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때 예상치도 못하게 건강을 해치는 복병이 등장한다. 바로 충치다. 야외에서 운동을 할 때도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숨이 가빠오면서 입으로 호흡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구강 호흡을 하게 되면 충치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를 당부했다.

 

뉴질랜드 오타고 치과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구강 호흡을 하면 구강 내 평균 산도(pH)가 3.6pH까지 떨어지게 된다. 이는 치아 부식이 일어나는 5.5pH보다 낮아져 충치가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러닝·등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면 평소보다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하게 되면서 호흡량이 증가한다. 체온 조절을 위해 땀 배출이 일어나 신체 수분도 부족해진다. 

 

이때 코로 호흡이 힘들어져 입으로 숨을 쉬면 입안이 쉽게 마른다. 요즘 같은 환절기 건조한 공기는 구강 건조를 더욱 촉진한다. 침은 항균작용을 하는 성분이 있어 입안 세균 번식을 억제하고 음식물 찌꺼기를 씻어낸다. 하지만 침이 마르면 세균이 쉽게 번식해 충치와 입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구강 건강을 위해서는 운동 중에 입안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수분 섭취를 하는 것이 좋다. 성인의 경우 평소 권장되는 수분 섭취량은 2L지만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렸다면 3~4L를 마시는 것이 좋다. 다만 차나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이뇨작용을 촉진해 오히려 구강을 건조하게 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또 갑자기 활동량이 늘어나면 잇몸에도 무리가 갈 수 있다. 운동으로 신체 혈류량이 증가하면 잇몸 혈관이 확장되어 잇몸이 쉽게 붓고 예민해질 수 있다. 잇몸이 붓는 증상은 일시적이지만 충치나 잇몸 염증이 있다면 심한 치통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음식물 찌꺼기가 딱딱하게 굳어 만들어진 치석은 잇몸을 자극해 염증을 유발하고 붓기를 악화시킨다. 

 

치석은 양치질로 제거가 어렵다. 스케일링을 통해 치석을 제거하면 잇몸 염증 예방과 입냄새 제거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야외 활동 중에도 가능한 양치 도구를 휴대하고 식후 양치질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양치도구를 휴대하지 않았거나 양치가 어려운 경우에는 구강청결제, 고체 치약, 구강 청결 티슈 등을 사용하면 구강 세균 제거에 도움이 된다. 

 

박대윤 유디두암치과의원 대표원장은 “봄철은 기온이 오르고 장시간 마스크 착용으로 구강 내 세균 증식이 활발해지는 시기”라면서 “구강질환 예방을 위해서 본격적인 야외 활동 전 구강 상태를 점검하고 스케일링 치료를 받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