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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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재난지원금, 초과 세수도 있으니“…우상호 “이러면 당 어렵다. 협의했어야”

‘전국민 재난지원금’ 꺼낸 李, 당내 불협화음 우려엔 “논쟁하고 결정하면 따르는 것이 자연스런 과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예방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일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진과 관련해 “민생현장이 너무 어렵고, 초과 세수도 있어 합리적 결론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인들끼리의 논쟁, 또 관료와 정치인 간의 논쟁은 반드시 학술적 이론과 근거에 따라 하는 것은 아니다. 판단, 결단의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충분히 대화하고 또 국민 여론이 형성되면 그에 따르는 게 국민주권 국가의 관료와 정치인이 할 일”이라며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추진 의지를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날 ‘사전 당내 조율이 없어 불협화음이 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는 “그걸 불협화음이라고 할 수 없다”며 “당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집합체다. 논쟁하고 결정하면 함께 그에 따르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달 29일 “코로나 초기에 가계 지원, 소위 재난지원금 또는 재난기본소득 금액을 최소 1인당 100만원은 되지 않겠느냐고 말씀드렸다”며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진을 꺼냈다. 전날(31일)에도 “1인당 100만원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현재 48∼50만원 가까이 지급됐다”면서 “코로나 국면에서 추가로 최하 30~50만원은 (지급)해야 한다”고 해당 주장을 이어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9일(현지사간) 이탈리아 로마 살롱 델 폰테인에서 열린 ‘G20 재무.보건 장관 합동회의’에 참석, 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수행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 기자로부터 ‘이 후보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경 추가 편성 필요성 제기에 관한 기재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홍 부총리는 “제가 이 자리에서 답변드리기에는 적절하지 않으니 양해해 달라”며 “로마까지 와서…”라고 곤란해 했다. ‘현안 언급이 적절하지 않은 자리’라는 이유를 댔지만, 재난지원금을 두고 이 후보와 사사건건 대립했던 홍 부총리로서는 내심 불만을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여당 내에서도 “이 문제(이 후보의 재난지원금 추진)에 대해 당과 논의했어야 한다”고 불편해하는 기류가 읽힌다. 4선 중진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우 의원은 “(후보의 의지가) 100% (당에) 반영되는 건 아니다”며 “지금 당장 예산안에 반영되기는 어렵다”고 난색을 보였다. 그는 “대통령 후보의 의견을 존중하고 따라가야 하는 건 맞지만 당에서 오랫동안 정부와 상의하고 논의한 내용들에 대해 결정된 듯이 혹은 요구하듯이 하면 당이 굉장히 어렵다”며 “이런 측면은 제가 같은 편이지만 조금 조심하실 필요가 있다고 충고하고 싶다”고 우회 비판했다.

 

‘논란이 생길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 정에서 당하고 밑에서 협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 후보도 이제 여권을 대표하는 지도자이고, 당의 대통령 후보”라며 “당의 동의가 필요한 정책이나 조금 더 돈이 들어가는 문제 이런 건 본인이 집권한 다음에 하시겠다는 건 제가 뭐라고 말씀 안 드리지만, 과도기에 생기는 문제는 조금 더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