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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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누적 확진 美 5000만 넘어… 러 1000만 돌파

미국, 백신 접종 완료율 60%에서 ‘정체’
백신 불신 팽배한 러시아, 치명률 높아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거리에서 부녀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백신을 접종한 아버지는 마스크를 벗었지만 어린 딸은 마스크를 단단히 쓰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요즘 우크라이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으르렁거리는 미국과 러시아는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가장 심각한 나라들이란 점이다. 최근 미국이 누적 확진자 수가 50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러시아도 1000만명을 돌파했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000만명 이상인 나라는 미국, 인도, 브라질, 영국, 그리고 러시아 이렇게 5개국뿐이다.

 

13일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까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5080만1000여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사망자 수는 81만7000여명이다. 둘 다 세계에서 가장 많다.

 

요즘 미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거의 매일 10만명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7일 12만3423명을 시작으로 △8일 12만9196명 △9일 13만3385명 △10일 13만6839명 등 악화일로다. 주말(11∼12일)을 거치며 검사량이 감소해 신규 확진자 발생이 줄어들긴 했으나 일일 10만명대 신규 확진의 고공행진은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같은 기간 일일 사망자도 1400∼1900명대를 기록했다. △7일 1955명 △8일 1493명 △9일 1417명 △10일 1580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81만7000여명은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사망자의 약 15.4%에 해당한다.

 

러시아도 사정은 비슷하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까지 러시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001만6000여명에 이른다.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도 28만9000여명이나 된다. 확진자와 사망자 규모 모두 세계 5위 수준이다.

 

러시아의 경우 하루 신규 확진자 수 자체는 미국에 비해 훨씬 적은 편이다. △7일 3만1096명 △8일 3만752명 △9일 3만209명 △10일 3만873명으로 꾸준히 3만명선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일일 신규 확진자 수와 비교해 4분의 1 내지 3분의 1 규모다.

 

1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의 한 도로 위에서 코로나19 응급환자를 실은 앰뷸런스가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다. 모스크바=신화연합뉴스

문제는 미국보다 훨씬 높은 치명률이다. 신규 확진자 규모에 비해 사망자 수가 너무 많다. 러시아의 코로나19 일일 사망자 수는 △7일 1182명 △8일 1179명 △9일 1181명 △10일 1176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일일 사망자 수와 비슷한 규모다. 이런 높은 치명률이 지속되면 연말까지 러시아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3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과 러시아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원인으로 공히 백신 접종 기피 현상이 꼽힌다. 미국은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 세계에서 가장 널리 접종되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제약사들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도 생물학과 제약학 분야의 우수한 기술력 덕분에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만들었다.

 

하지만 양국은 백신에 대한 가짜뉴스가 가장 횡행하고 또 극우 진영을 중심으로 백신을 불신하는 목소리가 제일 큰 나라들이다. 미국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60%에서 정체돼 더 이상 늘지 않는 상태다. 러시아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미국보다도 한참 낮은 40%에 불과하다. 국제 보건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2차례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3차 추가접종(부스터샷)을 서두르지 않는 미국 및 러시아의 코로나19 위기는 해를 넘겨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