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5만명을 넘어서면서 정부가 새로운 재택치료 체계를 발표했다.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재택치료의 핵심은 ‘이원화’. 고위험군인 집중관리군과 일반관리군을 분리해 일반관리군은 ‘셀프 관리’를 하도록 했다. 일반관리군 환자들은 “사실상 방치”라는 불안이 크다.
확진 이후 ‘셀프 재택관리‘를 위해서는 어떤 상비약이 필요하고, 어떤 증상에 유념해야 하는지 등 ‘중증화 신호’에 대해 알아본다.
◆뭘 사야 하나… 해열제, 감기약, 산소포화도 측정기 준비
재택 치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해열제와 소염제, 종합감기약 등 ‘일반 감기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해열제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과 이부프로펜 계열을 모두 준비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체온계, 산소포화도 측정기, 세척용 소독제, 자가검사키트를 구비하도록 권한다. 기존에 확진자들에게 지원되던 치료 키트 역시 이렇게 구성됐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반인이 약국에서 구비할 수 있는 용품은 해열제 등 기존 감기약”이라며 “다만 감기약을 질병의 진행을 막아주는 항바이러스제로 생각하면 안 된다. 발열과 통증으로 환자가 힘들어하니 그 증상을 완화해주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반관리군 중 기저질환이 없고 무증상·경증인 젊은 성인은 대부분 호전되지만 백신 미접종자와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기존에 호흡곤란이 있거나 폐질환이 있는 분이라면 (감기약 외에) 포터블 산소 캔을 비상용으로 비치해서 응급상황 시 산소를 흡입하면서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 중증화 진행 신호는… 호흡곤란, 해열제에도 계속되는 고열
코로나19 경증은 발열과 피로감, 근육통, 인후통, 코막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탈수나 발열 증세가 있을 수 있는 만큼 하루 수분 2ℓ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중증으로 진행되는 증상에 대해서도 숙지하고 계속 체크해야 한다. 38도 이상의 고열이 수일간 떨어지지 않거나 호흡곤란과 흉통 등이 위험신호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호흡곤란 증상이다. ‘살짝 숨이 찬다’ 수준을 넘어서면 119를 불러 응급실로 가야 한다.
김성한 교수는 “코로나19는 본인이 숨이 차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게 늦는 것이 특징인 질병”이라며 “숨이 찬 것이 중증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지표다. 본인은 숨이 안 차다고 주관적으로 생각해도 산소포화도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산소포화도가 94% 밑으로 떨어지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교수는 “호흡곤란·저혈압·의식 저하가 발생하거나, 해열제 먹고도 고열과 두통이 2∼3일 내 해결이 안 되는 경우라면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가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7일 이후에도 불안하다면… 대면 진료 필요
재택치료 기간은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받은 날로부터 7일간이다. 이후에는 자동 해제된다. 격리해제 전에 공지도 없고,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의무도 없다. 그러나 일부는 “아직 몸이 좋지 않은 것 같다”며 불안해하기도 한다.
김성한 교수는 “그동안 증상 발현 10일 이후엔 바이러스가 다 사라지고, 7일 이후엔 많은 수가 없어진다는 데이터가 축적됐다”며 “다만 드물게 7일 이후에도 증상이 남아있을 순 있다. 이 경우 격리해제로 대면 진료가 가능한 만큼 바로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김 교수는 이어 불가피하게 재택관리로 인한 비대면 진료가 늘었지만 대면 치료가 가능한 환경이 정착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환자의 경우 폐렴으로 진행돼 상태가 나빠질 수 있는데, 증상 생긴 5일 이내에 항바이러스제(팍스로비드) 쓰면 (중증화 진행을) 70∼80% 줄일 수 있다”며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대면 진료가 활성화돼서 이런 처방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중환자가 늘고 이로 인해 더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