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마지막 날인 30일 서해가 바라보이는 인천 영종도의 구읍뱃터. 수십 명의 강태공들이 수천 년 동안 이어 온 익숙한 레저활동인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사뭇 새롭다. 낚싯대, 미끼와 함께 드론 장비들이 나란히 놓여 있는 것. 미끼가 달린 낚싯줄을 걸고 하늘을 나는 드론의 모습도 보인다. 이 드론의 조종간을 잡고 있는 이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세계일보가 개최한 ‘세계드론낚시대회’의 풍경이다.
올해로 벌써 5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대표적 레저인 낚시에 4차 산업의 총아인 드론을 결합하면 어떤 새로운 즐거움이 생겨나느냐는 궁금증에서 출발했다. 드론을 이용해 낚싯줄을 20m 이상 날려 보내 바다에 떨어뜨리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규칙이다. 여기에 참가자가 창의성을 발휘해 다양한 방식으로 정해진 시간에 최대한 많은 고기를 잡는 팀이 우승을 차지한다.
그런데 이렇게 낚시에 드론을 가미한 것만으로 전혀 새로운 레저가 탄생한다. 일단 드론을 활용하기에 기존보다 더 멀리까지 미끼를 던질 수 있다. 낚시꾼이 서 있는 해변의 위치에서 일정 범위를 넘어설 수 없는 한계를 넘어서 더 폭 넓은 낚시를 즐길 수 있게 된 것. 드론의 손맛을 즐기는 것도 각별한 재미다. 그렇기에 매년 대회가 성장해 올해는 메인 행사장인 영종도 구읍뱃터와 인천 소무의도 몽여해변, 충남 당진 석문방조제 등 세 곳에 총 82팀이나 참가했다.
하루 전 내린 비로 뚝 떨어진 기온에 마침 강풍까지 분 탓에 수백g의 월척들이 다수 낚싯줄에 걸려 올라왔던 지난해에 비해서 조황은 다소 조촐했다. 하지만 강태공들의 열정만큼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고, 그 열정만큼 뜨겁게 행사가 이어져 모두 만족한 얼굴로 대회를 마쳤다. 소무의도 대회장에서 52g의 노래미를 낚아 1위를 차지한 ‘대청드론’ 팀은 시상식에서 “운이 너무 좋아 일등을 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드론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겠다. 세계드론낚시대회도 더 많이 발전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세계드론낚시대회는 새로운 레저를 개척하는 것 외에도 드론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뜻도 계속 이어가는 중이다. 황성규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영상 축사를 통해 “드론은 IT, 인공지능과 같은 신산업과 항공이 결합한 첨단기술 복합체로 혁신성장을 선도하는 분야”라면서 “드론낚시, 드론레이싱, 드론축구 등 새로운 레저스포츠로도 활용되면서 일상생활에서 더 친근한 존재가 될 것이다. 비즈니스와 교통, 레저 등 각 분야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드론산업을 우리가 선도해나갈 수 있도록 모두가 지속적으로 관심과 열정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엄기두 해양수산부 차관은 “낚시를 주제로 한 방송의 인기 등으로 낚시 인구가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러한 때에 드론을 이용한 특색 있는 낚시대회가 낚시 인기를 한층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