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참패한 정의당은 1일 ‘초상집’ 분위기였다. 전·현직 당대표가 광역단체장 후보로 직접 뛰어들면서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한 명이라도 더 살리려고 고군분투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2일부터 당 혁신과 쇄신을 놓고 신구 세력 간 치열한 토론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가 발표되는 순간 정의당 개표상황실에는 무거운 침묵만 흘렀다. 당 관계자들은 조사 결과를 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가로젓거나 한숨을 내쉬었다. 배진교 상임선대위원장은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의당에 대한 기대를 많이 하고 계셨겠지만, 거기에 당이 잘 부응하지 못한 게 이번 지방선거”라며 “오늘 발표된 평가를 근거로 해서 국민에게 더 다가가는 진보정당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이정미 전 대표와 여영국 대표가 각각 인천시장·경남지사에 도전했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받는 기준점인 15% 득표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특히 총선 때 인천 연수을에서 3자 구도 속에서도 18.35% 득표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보였던 이 전 대표에게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더 뼈아프게 다가온다.
정의당은 서울(권수정)과, 부산(김영진), 대구(한민정), 경기(황순식), 광주(장연주)까지 총 7개 광역단체장에 후보를 냈으나 본인뿐 아니라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당선까지 크게 견인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내 제3당으로서 작게나마 있던 존재감마저 대선과 지선을 치르며 더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당 안팎에서 맴돌고 있다.
정의당에서는 지난달 불거진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의 ‘성폭력 폭로’ 논란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지방선거를 치렀다. 선거 유세 중이어서 이 문제를 일시 봉합하고 넘겼으나 대선과 지방선거 평가를 하면서 다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대선과 지방선거 평가가 동시에 이뤄지고 난 뒤에는 장혜영·류호정 등 청년 여성 의원 중심으로 당이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