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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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청 신도시 임대료 3년 새 2배 ‘껑충’

청년·신혼부부 유입에 수요 증가세
원룸·투룸 월전세 매물도 씨말라
3~4년간 아파트 신규 입주도 전무
“분양 시작돼야 부동산 안정 될 듯”
경북도청 신도시 전경. 경북도 제공

“월세 계약이 끝나 집을 옮겨야 하는데 방이 없어요.”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 신도시에 사는 임모(31)씨는 오피스텔 월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밤잠을 설치고 있다. 원래 임씨는 집주인에게 꼬박꼬박 월세로 30만원을 냈다. 하지만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이 “월세 10만원 더 올려 달라”며 “못 맞춰주면 나가라”고 통보했다. 임씨는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았지만 주변 오피스텔 매물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집을 내놓기 무섭게 나가 매물이 없다”는 중개인의 말에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임씨는 “월세 40만원에 관리비 10만원까지 더하면 집값으로 50만원이 나가는 셈”이라며 “원룸과 투룸은 말할 것도 없고 월세와 전세 매물 자체가 없다”고 토로했다. 경북도청 신도시 오피스텔과 아파트 매물 부족으로 임대료가 치솟으면서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이 심해지고 있다. 주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경북도청 신도시는 2016년 2월 경북도청 이전과 함께 조성됐다. 지난해 말 신도시 상주인구는 2만5000명이고, 평균 연령은 33.2세로 집계됐다. 공공기관 이전 등으로 터전을 옮긴 청년이 많다는 이야기다.

경북개발공사는 ‘경북도청 이전 신도시 건설사업’을 3단계로 나눠 추진 중이다. 현재 2단계 사업을 진행 중이며, 진척도는 58%이다. 이 기간 경북개발공사가 목표한 신도시 수용인구는 1단계(2만5000명)와 2단계(7만5000명)를 합쳐 10만명이다. 현재 1단계에 불과한 인구가 신도시에 거주하고 있지만, 주거 물량은 턱없이 부족해 임대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13일 부동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신도시 오피스텔 월세는 53㎡ 기준 40만원 정도다. 2020년 9월 같은 오피스텔 월세가 2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는 갑절을 더 줘야 집을 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상황은 인근 오피스텔 모두 마찬가지다.

김미진(35·여)씨는 “상가는 절반 이상 비어있는 데다 의료시설과 각종 편의시설은 부족한데 집값만 계속 오른다”고 푸념했다. 실제 신도시 오피스텔 1~2층 상가는 텅텅 빈 곳이 많다. 준공부터 수년째 공실인 상가는 70%에 이른다.

경북도는 7월 입주를 앞둔 500가구 규모의 LH행복주택으로 임대 물량이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관계자들은 주거 갈증을 풀기엔 역부족이라고 본다. 기존 인구 외에도 다른 지역의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등의 유입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도시 5개 필지에 중흥과 풍경채 등의 건설사가 5000가구가량의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지만, 현재 설계단계에 머물고 있다. 또 아파트 착공부터 준공까지 35~40개월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3~4년간 신도시의 아파트 입주는 전무한 상태다. 경북도 관계자는 “물가 상승에 떴다방식 부동산 업자들이 한 번 몰리면서 신도시 임대·매매가가 올랐다”면서 “착공을 앞둔 아파트 분양이 이뤄지면 부동산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동=배소영 기자 sos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