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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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위협 마주한 인류, 최후 저항의 끝은…

넷플릭스 미드 화제작 ‘삼체’

‘SF의 노벨상’ 中 류츠신 소설 원작
‘왕좌의 게임’ 작가 각색… 각국 1위

1977년 중국 네이멍구. 정부의 명령으로 어디에 있을지 모르는 외계 문명을 향해 메시지를 발송하던 과학자 예원제(자인 쳉 분)는 외계에서 “너희에게 경고한다. 회신하지 마라. 회신하면 우리가 가서 너희 세계를 점령할 것이다”라는 무서운 메시지를 받는다. 지구에서 계속 메시지를 보내다가 외계의 호전적인 세력에게 발견되면 화를 입게 될 거라는 경고다. 이에 고민하던 예원제는 이렇게 회신한다. “와라, 우리 문명은 이미 자구력을 잃었다. 이 세계를 점령하도록 내가 돕겠다.”

넷플릭스가 지난 21일 공개한 미국 드라마 ‘삼체(3 Body Problem·사진)’의 설정이다. 중국 문화대혁명 기간, 아버지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공개처단되는 장면을 본 예원제는 연좌제로 강제노역에 시달리다 외계 문명에 신호를 보내는 비밀 작전에 투입된다. 하지만 인간을 향한 깊은 회의감에 빠져 있던 예원제가 보낸 회신은 60년 뒤 지구에 큰 파문을 몰고 온다.

예상과 달리 외계 문명이 지구에 도달하기까지는 400년이 걸린다. 대신 2024년 지구의 저명한 과학자들이 의문사하는 등 인류가 외계의 공격에 맞설 만큼 과학기술을 발전시키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독특한 설정으로 과학적인 상상력을 자극하는 ‘삼체’는 지난 27일 기준 영어권 TV 시리즈 부문에서 시청 수 주간 2위를 기록했다. 한국을 비롯한 93개 국가에서 톱10에 들었고 독일과 체코 등 15개국에선 1위에 올랐다.

이 작품은 2015년 아시아 최초로 ‘SF의 노벨문학상’이라 불리는 휴고상을 받았고 전 세계에서 900만부 넘게 팔린 중국 작가 류츠신의 ‘삼체’(원제 ‘지구의 과거’) 3부작이 원작으로 인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작가들이 각색했다.

원작 소설은 주로 2000년대 중국이 배경이지만, 드라마는 2024년 영국의 과학자들을 주인공으로 세웠고 화려한 시각효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다만 원작과 비교해 우주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오한 개념을 단순한 시각적 스펙터클로 변형해 전형적인 영웅 서사의 할리우드 스토리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문화대혁명을 묘사하는 부분을 두고 중국 내에선 반발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삼체’는 외계 문명의 함대에 침투할 정찰 탐사정을 발사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미 시즌2 제작을 위한 기획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남은 이야기는 후속 시즌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복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