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총선 참패 후 싱크탱크도 내분사태?… 여의도연구원 노조 “자정기능 마비”

국힘 싱크탱크 ‘여연’ 노조 내부비판
홍영림 원장 “사실과 다르다” 반박
정치권, “패배 후 당내 혼란상 노출”

국민의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내부에서 4·10 총선 패배 이후 “자정기능이 마비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여의도연구원 측은 내부 비판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지만 당 차원의 공식 대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총선 참패 이후 당내 상황이 수습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홍영림 여의도연구원장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총선평가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여의도연구원 노조는 26일 성명을 내고 “여의도연구원 내 오랜 기간 누적된 구조적 모순이 임계점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노조는 “연구원 연구지원 행정부서 연구지원실 인원(5명)이 정책부서(4명)보다 많다. 꼬리가 몸통을 치는 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책실 인원 중 박사 학위 소시자는 1명 뿐이라며 “싱크탱크라고 하기엔 정말 초라한 수준”이라고 했다.

 

또 노조는 “여의도연구원 원장은 당 최고위원회의에 배석하는데, 당 대표의 숙제를 받아오거나 본인의 정치적 어필을 위해 당장 눈앞의 현실만 다루는 초단기 현안 과제에 집중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여의도연구원은 국고보조금으로 운영되는 사실상 준공공기관”이라며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점을 감안하면 여의도연구원은 사회적 공기(公器)”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의도연구원 노동조합은 여의도연구원의 비정상을 바로잡기 위해 사회적 공론화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노조는 홍영림 여의도연구원장이 직원에게 갑질을 하거나 폭언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홍 원장은 통화에서 “하나부터 끝까지 다 사실이 아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상의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직원들 간에 내부에서 다툼이 발생했는데 이를 두고 특정인을 징계위에 회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자신의 편을 들지 않았다며 이런 주장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총선평가 토론에서도 지난 총선에서 여의도연구원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자는 토론회에서 “선거 기간 여의도연구원은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며 “언론기관의 여론조사나 전문가 평가 말고, 여의도연구원으로부터 받은 구체적인 자료는 하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부 상황이 있었겠지만 책임 방기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