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 중 밸브를 제대로 잠그지 않고 주방을 비워 이웃 가게까지 태운 30대 음식점 업주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형사1단독(부장판사 권노을)은 업무상실화 혐의로 기소된 A씨(30)에게 금고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25일 오후 3시40분쯤 청주시 청원구 율랑동에 위치한 치킨집에서 음식을 조리하던 중 조리기구 관리를 소홀히 해 불이 나도록 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점포는 A씨가 운영하던 곳이었다.
당시 A씨는 프라이팬 안에 튀김유가 담겨 있는 상태로 조리 중이었다. 그는 주방을 비우면서 밸브를 잠그지 않은 상태로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튀김유가 과열되면서 발생한 유증기로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불길은 주방 집기류와 가연성 물질 등에 옮겨붙어 가게 내부를 모두 태웠다. 이어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옮겨붙었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는 장비 18대와 인력 30여명을 투입해 약 40분 만에 불을 모두 진화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A씨의 가게를 비롯해 인근 상가 5곳이 모두 전소했다. 조사 결과 A씨는 건물(총면적 589.75㎡) 전체를 태워 소방서 추산 3억56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다.
재판부는 “A씨는 식당 운영자로서 조리기구의 과열로 인한 화재의 발생과 확대를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해 화재가 발생했고, 그 피해 규모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회복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점과 일부 피해자와는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