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때보다 경제 더 안 좋아… 구조개혁만이 살 길”

[경제 대가에게 듣는 2016 한국경제] 릴레이 인터뷰 - ②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경제위기에 관한 한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고전문가라 할 만하다. 금융과 세제분야에서 40여년간 일한 정통경제관료인 윤 전 장관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을 맡아 최전선에서 외환위기를 체험했다. 그는 또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기재부장관에 임명돼 2년4개월간 위기탈출을 진두지휘했다. 과연 위기징후에 민감했고 위기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통찰력도 남달랐다. 윤 전 장관은 “우리 경제가 외환,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큰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서서히 끓어가는 물 속의 개구리 신세”라고 진단했다.

위기의 실체는 무엇일까. 자유시장경제의 꽃인 기업이 시들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윤 전 장관은 “기업의 경쟁력이 나라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시대”라며 “(사회주의 국가가 그랬던 것처럼) 민간의 핵심주체가 무너져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고 말한다.

심각한 것은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과거 위기 때 전 국민의 공감대가 있었고 금모으기와 같은 대안을 바로 내놓을 수 있었다”면서 “지금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정치권은 가장 안이한 인식을 갖고 있다”고 지적한다.

올해 우리 경제는 정말 걱정이라고 했다. 윤 전 장관은 “외환위기 때 그해 12월 대선이 있었고 2016년에는 4월 총선이 있어 더 위기를 느낀다”면서 “선거 때에는 경제원리보다는 정치논리가 앞서 경제운용이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펄펄 끓는 개구리신세를 면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는 시장주의자답게 구조개혁의 정공법만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대기업은 과거 선단식, 문어발식 경영에서 탈피해 전문분야를 특화해 국제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게 그가 내린 처방전이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비핵심계열사 매각 등 사업재편에서 그는 희망을 찾았다.

하지만 정치는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고 교육은 가망이 없다고 했다. 그는 “경제는 진공 속에 있는 게 아니다”면서 “교육이 지금처럼 이어진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정치권 하는걸 보면 산속에 들어가고 싶다”고 토로했다.

◆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약력

●1946년 경남 마산


●서울고, 서울대 법대, 행시 10회

● 미국 위스콘신대학원 공공정책학 석사

●재무부 국제금융과장, 은행과장, 금융정책과장, 금융실명제실시준비단장, 금융국장

●재정경제원 세제실장, 금융정책실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 원장

●기획재정부 장관

●윤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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