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1-03 23:06:46
기사수정 2016-04-13 18:57:20
구, 신월동 주민시설 건립 계획
의회 “일방적 추진 불가” 제동
5022억원 예산 의결 거부해
경로당 난방비·계약직 임금…
혁신교육 사업 등 무산 위기
서울 양천구와 양천구의회의 대립이 계속되며 초유의 ‘준예산’ 사태를 맞았다. 이로 인해 새해 첫날부터 각종 공공 사업이 중단되며 주민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준예산은 예산이 새 회계연도 전까지 의결되지 않아 전년도 예산에 준해 예산을 집행하는 것을 말한다. 준예산은 시설 유지·운영과 법령에 근거한 의무경비와 이미 예산으로 승인된 사업만 지출할 수 있다.
3일 양천구와 주민 등에 따르면 구가 올해 시행하기로 했던 공공시설의 각종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중단됐다. 대표적인 공공시설인 문화체육센터와 도서관, 독서실 등을 주민들이 이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주민 이모씨는 “새해부터 당장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들이 없어져 겨울방학을 맞이한 학생들이 집에만 앉아있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경로당 등의 시설에도 난방비 예산 지급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구의 공공기관이 채용한 계약직 근로자 및 아르바이트 인력들도 출근을 하지 못할 전망이다. 예산을 집행할 수 없게 돼 일당을 지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공시설 이용 중단 외에도 주민들은 혁신교육지구 사업 무산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주민들은 ‘민간 추진단’을 꾸려 올해 예산 의결을 촉구했다. 구는 지난달 말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올해 ‘서울형 혁신교육지구’에 선정됐다. 구는 시와 시교육청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구비를 더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구비가 편성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혁신지구 선정 사업에 참여한 주민 김모씨는 “많은 준비를 통해 혁신지구에 선정됐고 당장 오는 5일 실무 첫회의가 있는데 예산통과가 되지 않아 다른 자치구에서 양천구 사업을 취소하라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의회 홈페이지에는 지난달 말부터 예산안 통과를 촉구하는 게시물이 수십 건 게재됐다.
양천구의회는 지난달 31일까지도 올해 편성한 5022억원에 대한 예산안을 의결하지 못했다. 18명의 양천구의원 중 9명인 새누리당 소속 구의원들이 신월어르신복지관 신축, 신월7동 주민센터의 주민편의복합시설 건설 등의 사업이 구의회와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됐다며 본의회 등원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이지만 구와 구의회의 책임공방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쟁점은 두 공공시설 건축과 관련한 공유재산 관리계획의 제출이다.
새누리당 소속 조재현 구의원은 “대규모 건축사업을 벌일 때 10억원 이상 규모의 사업은 사전에 공유재산 관리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구가 이러한 절차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과거 구가 공유재산 관리계획을 세우지 않고 예산안을 낸 적이 있어 지속적으로 구의회가 지적했고, 최근 관련 법도 강화돼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