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혁명사적교양실' 개관…우상화 본격화되나

김정은 3D안경·시찰 사진 등 전시…김일성·김정일 자료 포함 안 돼
양무진 "노동당 대회와 맞물려 우상화 본격화 가능성"
북한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만을 찬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혁명사적교양실이 문을 열어 집권 5년차인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우상화가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3일 '능라입체율동(4D)영화관에 김정은 찬양 혁명사적 교양실 개관'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에서 "능라입체율동영화관에서 (김정은 관련) 혁명사적교양실을 새로 꾸려놓고 이를 통한 교양사업을 짜고들고(계획을 세워 착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상을 보면 혁명사적교양실에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지난 2013년 9월 이곳을 시찰했을 때 사용했던 3D 안경과 시찰 당시 모습이 담긴 사진, 영화를 즐기는 주민들의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특히 혁명사적교양실에는 "입체율동영화는 청소년들에게 용감성을 키워줄 뿐 아니라 그들을 교양하는 데도 좋습니다"라는 김 제1위원장의 발언도 자료사진들과 함께 벽면에 새겨져 있다.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위원장 관련 유품이나 자료는 영상에 드러나지 않는 점으로 미뤄볼 때 김 제1위원장만을 위한 혁명사적교양실로 보인다.

영화관은 김 제1위원장의 지시로 세워져 지난 2013년 9월 개관했다.

이 영화관의 김성림 소장은 조선중앙TV와 인터뷰에서 "이번에 새로 꾸린 혁명사적교양실에는 2013년 9월 우리들의 일터를 찾으시어 율동기재의 기술적 성능에 맞게 관리운영을 잘하도록 현명하게 이끌어주신 경애하는 원수님의 자애로운 영상을 모셨다"고 말했다.

북한은 김씨 일가 우상화를 위해 곳곳에 혁명사적교양실을 설치해왔다. 하지만, 김 제1위원장 관련 자료만 전시한 곳은 그동안 눈에 띄지 않았다.

이에 따라 북한에서 올해로 집권 5년차에 접어드는 김 제1위원장에 대한 개인숭배가 급물살을 타는 게 아니냐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4일 "오는 5월 초 열릴 예정인 노동당 7차 대회와 맞물려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김일성과 김정일 관련 혁명사적교양실은 혁명 관련 자료가 주를 이뤘는데, 주민생활과 밀접한 곳에 혁명사적교양실이 설치되는 것은 김정은 시대의 특징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제1위원장의 올해 신년사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직·간접적인 언급이 총 11차례로 2012년 76차례에 비해 대폭 줄어들면서 김 제1위원장의 독자적인 리더십 강화와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