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자 변신' 정우성 "여배우 위한 영화 꼭 필요해"



배우 정우성이 영화 제작자로 변신한 '진짜 이유'를 밝혔다. 

정우성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 관련 인터뷰에서 주연에 더불어 제작까지 담당하게 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스크립터 출신 이윤정 감독이 자신에게 시나리오조차 건네지 못한다는 얘길 전해듣고 '선후배간 벽을 없애야겠다'는 생각에 (주)더블유팩토리란 제작사를 설립, '나를 잊지 말아요'를 직접 제작하기에 이르렀다.

이날 그는 "신인감독에게 작품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렇다고 이 영화는 대중이 친숙하게 받아들일 만한 이야기구조를 가진 영화도 아니다"라고 운을 뗐다.

정우성은 "그런데 문제는 영화계가 지나치게 관객성을 규정지어버린다는 거다. 이런 방식의 영화도 관객들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고 본다"며 "애초에 크게 흥행할 거란 생각은 안했다. 관객들이 영화를 편안하게 느낄 정도의 균형만 맞추고 싶었다"고 제작자로서의 소회를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여배우들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화의 다양성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여배우들은 매우 중요한 존재들"이라며 "남자배우들은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굉장히 넓다. 그런데 여배우들은 아니다. 이 영화가 그런 문제에 해답을 제시하고자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 부분도 짚고 넘어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를 잊지 말아요'는 10년간의 기억을 잃은 남자 석원(정우성)과 그런 석원 앞에 나타난 미스터리한 여자 진영(김하늘)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감성 멜로 영화다.

정우성은 "영화에서 석원은 오히려 나약한 인물로 표현됐다. 기억을 잃고 흔들린다. 하지만 진영은 그런 석원을 끝까지 보듬는다.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이라며 "처음부터 끝까지 진영의 영화가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나를 잊지 말아요'는 새해 포문을 여는 멜로영화로 오는 7일 개봉한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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