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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에서 김정은이 보인 수치상의 기록은 눈에 띄지 않다. 그는 4득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팀 기둥인 그의 존재 자체가 감독에게는 큰 힘이 됐다. 박종천 KEB하나은행 감독은 “그동안 답답하던 가슴을 김정은이 뻥 뚫어줬다”면서 “외국인 선수와 첼시 리 그리고 국내 선수들의 위치가 엉켰는데 김정은이 중심을 잡아줘 공간 확보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만족했다. 김정은은 데뷔 이래 두 달 이상 코트를 비운 적이 없었다. 어린 연차 때부터 팀의 주축 선수로 앞만 보고 달려왔기 때문이다. 그는 “오랜만에 유니폼을 입는데 울컥했다. 그만큼 정말 뛰고 싶었다”면서 “나름 뛴 시간이 많아서 내구성은 좋다고 생각했다. 비시즌이었다면 유연했을 텐데 시즌 중이라 구단 관계자뿐 아니라 동생들에게도 너무 미안했다”고 털어 놓았다. 김정은은 어느덧 팀 내 국내 선수 중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선임이다. 그만큼 책임감도 남달랐다. 그는 “어릴 때 언니들이 아픈데도 20분 이상씩 뛰는 것을 이제야 이해하겠다. 체력관리도 잘하고 몸 균형도 잘 맞추겠다”면서 “우리 팀 선수들은 거의 신입이거나 2년차다. 매일 ‘언니 언제 복귀해요’라고 안부를 묻던 동생들이 누구보다 기뻐해 좋다. 마지막까지 팀을 잘 이끌고 가겠다. 연봉 값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삼성생명은 KEB하나은행을 52―51로 짜릿한 1점차 역전승을 거두며 3연승을 달렸다. 이날 승리한 삼성생명은 공동 2위로 도약했다. 이로써 여자농구는 공동 2위에만 4팀(KEB하나은행, 삼성생명, KB, 신한은행)이 이름을 올렸다. 구리·용인=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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