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1-04 18:28:59
기사수정 2016-01-04 19:54:25
작년 대규모 신약기술 수출에 포상… 1인당 4000만원꼴… 1년 연봉 상당/“허리띠 졸라매고 큰 성취 이뤄내 모든 임직원에 고마움·마음의 빚”
한미약품 직원들이 지난해 체결한 대규모 신약 기술 수출에 대한 포상으로 1년 연봉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받는다.
지난해 7개 혁신 신약에 대한 8조원대 라이선스 계약 체결로 한국 제약산업의 새 역사를 쓴 한미약품그룹의 창업주 임성기(사진) 회장이 1100억원대 개인보유 회사주식(한미사이언스)을 그룹사 전 임직원에게 무상으로 증여하기로 한 것.
임직원 1인당 평균 4000만원 상당의 거액이라는 것도 놀랍지만, 무엇보다 창업주가 자신의 주식을 임직원에게 무상으로 증여한 사례가 흔치 않은 일이다.
한미약품그룹은 임 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약 90만주를 임직원 2800명에게 무상 증여한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12월30일 종가인 12만9000원으로 환산하면 총 11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임 회장이 보유한 개인 주식의 약 4.3, 한미사이언스 전체 발행 주식의 1.6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등 그룹 임직원은 월 급여의 10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주식으로 일괄 지급받는다. 직원 1인당 평균 4000만원 정도다.
이와 함께 월급여 기준 200%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한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 그룹 임직원은 1년치 연봉을 성과급으로 받게 됐다.
임 회장은 “적자와 월급동결 상황에서도 R&D(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있게 견뎌준 임직원에게 위로가 됐으면 한다”며 주식증여 이유를 밝혔다.
임 회장은 “지난 5년간 한미약품은 급격한 영업 환경의 변화, 약가 일괄인하 등의 위기상황을 힘겹게 헤쳐나왔고, 적자와 월급동결 상황에서도 R&D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땀 흘려가며 큰 성취를 이룬 지금, 그 주역이었던 한미약품 그룹 모든 임직원들에게 ‘고마움’과 함께 ‘마음의 빚’을 느껴왔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이번 결정이 고난의 시기를 함께 이겨낸 한미약품 그룹 임직원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한다”며 “이제 모든 임직원들이 한미약품 그룹의 주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2016년 새해에도 함께 힘차게 뛰어보자”고 덧붙였다.
증여되는 주식 수량은 지난해 장 마감일을 기준으로 결정됐다고 한미약품은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2015년 한 해 동안 7개의 신약을 글로벌 제약기업인 일라이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얀센 등에 총 8조원 규모의 라이선스(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이 발표될 때마다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의 주가는 크게 뛰었다. 지난해 1월2일 주당 1만5200원이던 한미사이언스는 지난해 말 기준 12만9000원으로 올랐다.
한미사이언스 주식 약 2000만주를 보유한 임성기 회장은 1년 동안 2조원이 넘는 평가차익을 거둬 제약업계 최고 주식 부호가 됐다. 1973년 창립된 한미약품은 의약품 합성기술 개발을 시작으로 개량-복합신약, 바이오신약, 항암신약으로 이어지는 한국형 R&D 전략을 통해 대한민국 최초의 글로벌 제약회사로 발돋움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