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제징용 한 서린 '다카시마 공양탑' 폐쇄

“조선인 안장돼 있는지 불명확”
나가사키시, 출입구 막아 논란
서경덕 교수 “역사왜곡에 불과”
일본 나가사키(長崎)시가 한인 강제 징용 희생자를 기리는 다카시마(高島) 공양탑에 가는 길을 폐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다카시마는 일본 군수 대기업인 미쓰비시(三菱)가 일제강점기 한인을 대거 징용했던 탄광 섬이다.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4일 “나가사키시에 ‘강제 연행된 한국인의 혼이 잠들어 있는 장소’란 안내판을 다카시마 공양탑 주변에 설치할 수 있게 허가해 줄 것을 시 당국에 요청해 왔다”며 “나가사키시가 지난해 12월 이메일로 ‘불허한다’고 통보해 현장을 가 보니 공양탑으로 가는 길이 폐쇄돼 있었다”고 밝혔다. 공양탑으로 가는 입구에는 출입을 막는 밧줄 2개와 ‘위험’이라고 적힌 표지판이 설치됐다. 나가사키시 당국은 또 입구에 ‘이 앞에 있는 공양탑의 유골은 곤쇼지(金松寺) 납골당에 이전됐다’는 안내판을 세웠다.

지난해 12월30일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 측이 찍은 일본 나가사키시 다카시마 공양탑 입구의 모습. 왼쪽 안내판에 ‘이 앞에 있는 공양탑의 유골은 영대추모공양 실시 후 곤쇼지 납골당에 이전돼 있고, 위령비가 다카시마 신사 옆에 건립돼 있습니다. -나가사키시’라고 쓰여 있다. 오른쪽 안내판에는 ‘이 앞은 위험하기에 들어가지 말아주길 바랍니다. -나가사키시’라고 적혀 있다.
서경덕 교수 제공
우익 성향의 산케이(産經)신문은 지난해 12월23일 “나가사키시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공양탑에 한반도 출신자의 유골이 안장돼 있는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다카시마 공양탑에 묻힌 유골은 다카시마 탄광에서 숨진 징용자들과 바다에서 조난을 당한 표류자들의 것이며, 하시마(端島) 탄광에서 숨진 조선인의 유골을 공양탑으로 옮겨왔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주민들의 증언만을 토대로 조선인들이 묻혀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은 역사 왜곡”이라며 “나가사키시 담당자를 만나 공양탑에 누구나 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다카시마 공양탑은 1920년 다카시마 탄광에서 사고로 죽은 노동자들을 위해 세운 무연고자 묘지로, 하시마 탄광이 1974년 폐광하며 하시마 탄광의 무연고자 유골과 합쳐졌다. 1986년 다카시마 탄광도 폐광되자 일부 유골은 인근 사찰인 곤쇼지로 옮겨지고 나머지는 공양탑에 그대로 매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공양탑은 1998년 미쓰비시가 다시 세운 것이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