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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정 의원은 통화에서 "아버지의 생각과 의사는 저와 조금 다르다"며 "현재로선 거취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없다"고 탈당 흐름과 거리를 뒀다. 거취와 관련해 다른 길을 가는 만큼, 야권 재편과 관련한 두 사람의 시각에도 차이가 있어 보인다. 정 고문의 경우 탈당파들이 통합신당을 창당해 야권의 구도를 흔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한 반면, 정 의원의 경우 제3신당의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비관론'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정 고문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더민주에는) 운동권적 강경파의 진영논리나 도덕적 우월감에 빠진 분들이 꽤 있다"며 "여기서 벗어나 중도 내지는 중산층과 서민의 일반적인 생각과 많이 맞아떨어지는 정당으로 가야 하고, 그런 정당으로 개조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반면 정 의원은 "선거공학적으로, 역사적으로 제 3당이 제1당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쉽지 않은 문제다. '1대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더민주가 화합할 수 있는 방법들이 없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정 의원의 조부모는 외무장관을 지낸 고(故) 정일형 전 의원과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한 고(故) 이태영 박사로, 5선을 지낸 정 고문의 뒤를 따라 정치인 가문의 계보를 잇고 있다. 2004년 불법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 중인 정 고문의 서울 중구에 출마하면서 '지역구 세습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으며 낙선 뒤에는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 '아버지의 후광이 아니냐'는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2012년 총선에서도 정 의원의 공천을 위해 정 고문이 부단히 애를 쓴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정 고문과 정 의원은 정치인으로서도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셈이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아버지는 단지 탈당의 문제가 아니라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젊은 초선으로 내 역할을 찾는 것이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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