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1-07 16:28:30
기사수정 2016-01-07 16:30:36
中 인민은행, 위안화 가치 나흘새 1% 절하… 달러당 6.5646위안
원달러 환율 1200.6원에 마감
중국 증시가 폭락해 시장이 조기마감되면서 한국 외환시장이 요동쳤다. 연초 중국 증시 폭락에 따른 외환 시장의 충격에 북한의 수소탄 실험까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섰다.
당분간 강 달러, 약 위안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외환 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중국 따라 출렁인 국내 외환시장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7원 오른 1200.6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9월 8일(1200.9원)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30일 1172.5원에 거래를 마감했던 원·달러 환율은 올 들어 나흘 만에 30원 가량 뛴 것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1.6원 오른 1199.5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9시 31분경 장중 1200.3원을 돌파하면서 1200원대로 올라섰다. 이후 달러당 1190원대 중반까지 밀렸던 원·달러 환율은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추가 절하 소식으로 달러당 1203원선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역외 위안화(CNH) 시장에서 인민은행이 대대적인 달러화 매도 개입에 나서면서 위안화 약세가 주춤해졌고,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1190원대로 다시 떨어졌다. 안예하 KR선물 연구원은 "중국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중국 외환당국에서도 위안화가 크게 약세를 보이는 것을 막기 위해 시장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 불안으로 국내 외환시장이 요동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이후 중국 위안화와 동조화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경우 중국과의 교역 규모가 큰 비중을 차지해 중국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후 원·달러 환율은 1190원에 머무는 듯하다가 장 마감 직전 반등해 달러당 1200.6원에 마감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스트레지스트는 "이번 위안화 평가절하 배경에는 대(對) 유럽 수출 부진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유럽 경제가 글로벌 경제를 견인할 정도는 아니지만 최소한 완만한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 연말까지 위안화는 약세를 보이겠으나 다음주 이후 위안화 약세 속도 조절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장경팔 하나선물 외환분석팀장은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은 약간 있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기본적으로 방향을 아예 막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지난해 고점(1203.7원) 수준까지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내일에도 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이상 오를 경우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위안화 절하 속도의 불확실성 등은 여전히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사우디-이란 외교관계 단절, 북한의 핵실험 등이 겹치며 시장의 경계감이 높은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 30분 만에 폐장된 중국 증시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날보다 0.51% 올린 달러당 6.5646 위안으로 고시했다. 기준환율의 상향조정은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2011년 3월 18일 6.5568위안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으며 작년 8월 중순 이후 가장 큰 낙폭이었다.
나흘새 위안화 가치가 1%가 절하되면서 중국 상하이 증시는 요동쳤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증시는 한 차례 서킷브레이커(일시 거래중지)가 발동된 뒤 다시 개장하자마자 7.2% 급락하면서 10시 59분경(한국시간) 시장이 조기마감했다. 개장 29분만이었으며 실제 거래시간으로 하면 14분 정도였다.
중국은 올해 1일부터 증시 변동성이 심화하면 시장 안정을 위해 서킷 브레이커를 도입했다. 제도를 도입한지 4영업일만에 중국 상하이 증시는 두 번이나 조기 폐장된 셈이다.
서킷 브레이커는 상하이선전(CSI) 300지수가 5% 이상 움직이면 한 차례 15분간 휴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장 마감 15분 전에 5% 급등락하는 경우나 7% 이상 등락할 경우에는 마감 시간까지 거래를 완전히 중단한다.
블룸버그는 왕정 징시투자 최고운영책임자의 말을 인용해 "위안화 가치절하가 투자자들의 예상범위를 넘어섰다"며 "경기후퇴로 인해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감이 커졌다"고 전했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세계파이낸스>세계파이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