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1-07 19:09:05
기사수정 2016-01-07 19:09:05
구단들 ‘간판선수’대우 눈치싸움
김, 팀 에이스 10억원 돌파 관심
양, 작년 좋은 성적… 인상폭 주목
최, 야수 최대어… 긴축경영 관건
김광현(SK), 양현종(KIA), 최형우(삼성). 이들은 내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빅3’다. 통상 실력이 출중한 예비 FA는 구단들이 다음 시즌에 선수를 잡기 위해 연봉을 대폭 올려준다. 따라서 올해 이들의 연봉이 얼마나 오를지가 큰 관심사다.
통상적으로 예비 FA들은 그간 ‘FA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려왔다. 현 FA 보상 규정에 따르면 FA 선수를 데려가는 구단은 보호선수 20인 외 1명의 보상선수를 내주고 FA 선수의 연봉 200%를 지급해야 한다. 보상선수가 없으면 FA 선수의 연봉 300%를 지급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구단들은 FA 직전 연봉을 큰 폭으로 올려줌으로써 대상 선수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만약 다른 구단으로 이적하더라도 두둑한 보상금을 챙길 수 있다. 역대 FA 직전해 최고 연봉은 미국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에 진출한 김현수로 종전 2014년 최정(SK)이 기록했던 7억원을 넘어섰다. 김현수와 최정 모두 FA 프리미엄을 한껏 누리며 두둑한 연봉을 챙겼다.
김광현, 양현종, 최형우 역시 구단으로서는 꼭 잡아야 하는 ‘상징’과 같은 선수들이다 보니 아직 연봉협상이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예비 FA ‘최고 연봉’ 타이틀을 놓고 팽팽한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SK는 대놓고 김광현에게 예비 FA 최고 연봉을 보장해 주는 상황이다. SK는 지난달 23일, 김광현을 제외한 재계약 대상자 44명과의 연봉 계약을 모두 마쳤다. 당시 SK는 “김광현이 지난 9년간 팀내 에이스로서 최고의 활약을 해준 만큼, 팀의 간판선수로서의 대우를 위해 연봉협상 추이를 지켜본 뒤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가 김광현에게 이런 특별대우를 해주는 것이 단순히 예비 FA라는 이유 때문은 아니다. 지난해 30경기에 등판한 김광현은 14승6패 평균자책점 3.72의 호성적을 거뒀다. 프리미어12 개막전과 결승전 선발 투수로 나서며 ‘국가대표 에이스’ 역할도 해냈다. 여기에 최근 몇 년 새 정근우, 정우람, 윤길현, 정상호 등 과거 ‘SK왕조’를 구축했던 중심 선수들이 모두 FA로 이적해 떠난 상황이라 SK로선 팀의 상징인 김광현만은 꼭 지켜야 한다. 지난해 6억원을 받은 김광현의 출발점은 최고 기록인 7억5000만원에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10억원 돌파도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지난해 32경기 출전해 15승6패 평균자책점 2.44를 기록하며 ‘동갑내기 라이벌’ 김광현보다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한 양현종도 연봉 인상 요인이 확실하다. 다만 지난해 연봉이 4억원이라 100% 인상 등의 초대박 인상이 아니면 김광현과의 연봉 경쟁에서 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형우는 예비 FA 중 ‘야수 최대어’로 손꼽히는 선수다. 지난해 김광현과 같은 6억원의 연봉을 받아 ‘비FA 최고 연봉’ 경쟁도 가능하다.
한국시리즈에선 극심한 부진에 빠졌지만, 정규리그에서는 타율 0.318 33홈런 123타점의 특급 성적을 냈기에 인상 요인은 충분하다. 다만, 제일기획에 야구단이 이관된 이후 스토브리그에서 박석민을 NC에 내주는 등 성적보다는 효율성을 중요시하며 긴축 경영을 선언한 구단 사정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