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1-07 18:51:21
기사수정 2016-01-07 22:55:48
전문가들 회의적 분석 잇따라
“지진파로 볼 때 증폭핵분열탄 실험인 듯”
사이언스 “수소탄보다 아주 보잘것없다”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는 북한 주장에 회의적인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6일(현지시간) 북한의 ‘수소탄 실험’ 발표에 대해 “초기의 분석들은 이 실험이 성공했다는 북한의 주장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이날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이 했다는 실험의 성격을 확인하기 위해 정보당국이 조사를 진행 중”이라면서 “하지만 지난 24시간 내 미국 정부가 북한의 기술적 또는 군사적 능력에 대한 평가를 바꿀 만한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도 백악관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다만 미국 정부는 북한이 어제 핵실험을 실시했다고는 판단한다”며 “우리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위반을 강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원자탄과 수소탄의 폭발력을 비교하며 북한의 수소탄 실험 성공 주장이 ‘기술적 이유’로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미 브루킹스 연구소의 조너선 폴락 선임 연구원은 “폭발 실험에 따른 지진파로 볼 때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는 주장을 믿을 수가 없다”며 “이번 실험은 확인 절차가 더 필요하겠지만 일단 증폭핵분열탄 실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이번 핵실험이 일반적으로 수소탄이라고 해석되는 실험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공식 핵보유국이 개발한 2단계 수소탄은 통상 수백 또는 수천 킬로톤의 폭발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과학잡지 사이언스는 이날 ‘북한이 정말 수소탄을 갖고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문가들은 북한이 ‘정의의 수소탄’을 터뜨렸다는 데 회의적”이라고 보도했다. 7000∼1만t으로 추정되는 이번 폭발의 진도는 작은 원자폭탄과 맞먹는 수준에 불과해 수소탄과 비교할 때 아주 보잘것없다는 게 사이언스 측의 분석이다. 나아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의 핵 물리학자 R 스콧 켐프를 인용해 “북한이 어제 실험한 것은 ‘프라이머리’, 즉 수소탄을 기폭시키기 위해 쓰는 소형화된 원자폭탄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황계식·이지수 기자, 워싱턴=국기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