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1-07 18:55:46
기사수정 2016-01-07 19:25:00
현인택 전 장관 논문서 강조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북핵 문제가 6자회담 등 기존 접근법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시즌2’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현인택(사진)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학술지 ‘신아세아’ 가을호에 기고한 ‘북한의 김정은 정권과 대북정책 재조명:전략적 선택의 기로’라는 학술논문에서 “지금의 북한의 핵개발 속도로 봤을 때 북핵 문제는 박근혜정부가 마감되는 시점 근처에서 어떤 식으로든지 분기점을 넘게 될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현 전 장관은 정치·군사·외교적으로 총력을 기울이는 ‘정치(精緻)한 억제전략’을 구체적으로 실행해야 할 때라며 정치·군사적 측면에서 △북핵 철폐 관철 선언 및 구체적 사전 경고 △맞춤형 억제 및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사이버 억제 조치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외교적으로는 한·중, 미·중, 한·미·중 채널을 가동하는 다차원적 외교적 노력을 경주하고 6자회담 대표보다 격상된 외교 채널을 이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 전 장관은 “6자회담처럼 대화→협상→합의의 과정이 아니라 사전경고→압박→협상→합의→이행검증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며 “북한의 다음 미사일과 핵실험에 대해 사전 경고를 하고 도발하면 국제사회와 함께 모든 옵션을 동원한 압박과 제재를 가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여 비핵화에 대한 합의를 받아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전 장관은 북한의 핵보유가 기정사실화하는 수준에 도달하는 시점에서는 ‘포스트 1992년 체제’를 준비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현 전 장관은 논문에서 “북한의 핵개발로 1991년 나온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거의 사문화됐고 1992년의 남북기본합의서는 겨우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는 형국”이라며 “북한의 핵보유가 확실시되면 이러한 체제는 완전히 깨지고 지난 4반세기 남북관계의 가장 중요한 틀인 두 합의가 완전히 무효화된다”고 지적했다.
‘포스트1992년 체제’에서는 현재의 남북공존 전략을 북한체제 변화 전략으로 수정하고 북한의 체제변환을 목표로 하는 통일외교 전략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 현 전 장관의 생각이다.
김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