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모바일 이모티콘, "반갑구만 반가워요"

오늘날 모바일메신저는 일상과 인간관계에서 그 부재를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텍스트만으로는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표현하기가 힘들 때가 있으며, 상대방의 뜻과 의도를 잘못 이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 점에서 '모바일 이모티콘'은 모바일 대화에 활력을 넣어주는 '윤활유'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보다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으며, 자칫 무미건조할 수 있는 대화에도 숨결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모바일 이모티콘 시장은 갈수록 급성장하는 중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이모티콘을 유료로 구입하는 사용자들이 많아졌으며, 관련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들이 큰 인기를 모으며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모바일 이모티콘에 대한 소비자들의 다양한 인식에 대해 살펴본다.

대화는 재미있게 표현은 손쉽게 만드는 모바일 이모티콘의 마법, 국민 대부분이 이모티콘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료 이모티콘 구입 경험도 증가 추세에 있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현재 모바일메신저를 사용하는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이모티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8명이 모바일 이모티콘을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있을만큼 이모티콘의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 비해 모바일 이모티콘의 이용이 더욱 늘어난 것으로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 그리고 젊은 층의 이모티콘 사용이 보다 많은 편이었다.

반면 모바일 메신저에서 이모티콘을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4.8%,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2%에 그쳤다. 요즘은 이모티콘 대화가 대세라는 의견도 2명 중 1명으로, 비동의 의견보다 훨씬 우세했다.

모바일 메신저 사용자들은 향후 이모티콘 시장의 전망도 매우 밝게 내다봤다. 전체 10명 중 7명이 모바일 이모티콘 시장이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으며, 모바일 이모티콘 사용자가 점점 늘어날 것 같다는 의견은 74.1%에 이르렀다. 2014년 각각 69.1%, 70.7%였던 것과 비교하면 이모티콘의 성장을 확신하는 분위기가 더욱 커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앞으로 해외에서도 모바일 이모티콘 사용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상당했다.

◆모바일 이모티콘 빠른 성장세…국내 넘어 해외로 진출

반면 모바일 이모티콘이 아시아권에서만 통하는 아이템이라고 보는 응답자는 매우 적은 수준으로, 대체로 비언어적 요소로 감정을 나누는 이모티콘이 해외시장에서도 각광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10명 중 6명 이상이 모바일 이모티콘을 활용한 광고는 앞으로 효과가 클 것이며, 모바일 이모티콘 관련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앞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바라보는 등 이모티콘을 활용한 관련 산업군의 성장을 예상하는 의견도 많았다.

다만, 모바일 이모티콘의 가파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이모티콘을 유료로 구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용자가 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이 모바일 이모티콘은 굳이 유료로 구매할 필요가 없다고 인식한 것으로, 이에 대한 비동의 의견보다 훨씬 많았다. 여성보다는 남성, 그리고 고연령층으로 올라갈수록 돈을 주고 이모티콘을 구입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사용자들이 많은 특징을 보였다. 다만 유료로 모바일 이모티콘을 사는 사람을 보면 잘 이해가 안된다는 인식은 매우 낮은 수준으로, 이모티콘의 구입을 개인의 취향문제로 보는 시각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이모티콘 유료 구입은 분명한 증가 추세에 놓여 있었다. 전체 10명 중 3명이 모바일 이모티콘을 돈 주고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보다 크게 증가한 결과다. 특히 젊은 층과 여성의 이모티콘 유료 구입이 많은 특징이 두드러졌다. 이모티콘을 유료로 구입한 가장 큰 이유는 더욱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스티커를 사용하고 싶어서였다. 좋아하는 캐릭터를 갖고 싶었다는 의견도 많았으며, 남들에게 없는 모바일 스티커를 갖고 싶었거나 친구가 사용하는 것을 보고 구입했다는 응답자도 적지 않았다.

모바일메신저 사용자들은 모바일 이모티콘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더욱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다는 의견이 2명 중 1명인데 비해,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다는 의견은 2.5%에 불과했다. 모바일 이모티콘의 장점에 더 주목하는 사용자는 평소 모바일 이모티콘의 사용이 많은 여성과 젊은 층이었다. 장점과 단점이 모두 비슷하다는 평가는 40.2%였다.

모바일 이모티콘의 장점으로는 말하고 싶은 내용을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또한 ▲대화내용이 보다 재미 있어지고(52.6%) ▲표현을 훨씬 다양하게 할 수 있으며(52.2%) ▲내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다(48.6%)는 의견이 많아, 대체로 모바일 이모티콘 사용자들은 대화의 ‘재미’와 손쉬운 ‘표현’ 측면에서 모바일 이모티콘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할 말이 없을 때 편리하고(42.8%) ▲쑥스러운 애정표현도 쉽게 할 수 있으며(38.5%) ▲부정적 감정을 우회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36.2%)는 점을 모바일 이모티콘의 장점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많은 편이었다. 모든 항목에서 20대가 모바일 이모티콘의 장점을 높게 평가하는 가운데, 50대의 경우에는 다른 연령에 비해 할 말이 없을 때 편리하다는 의견이 많아 세대별 활용하는 방법의 차이도 확인할 수 있었다.

◆상대방과 진지한 대화 나눌 땐 이모티콘 사용 유의해야

모바일 이모티콘 사용이 도움되는 상황으로도 대화내용을 좀 더 재미있게 표현할 때를 꼽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또한 ▲친밀감을 표현할 때(80.9%) ▲상대방의 기분을 풀어주고 싶을 때(77.8%) ▲애정을 표현하고 싶을 때(76.5%) ▲센스있어 보이고 싶을 때(73.7%) ▲미안함을 표현할 떄(72.2%) ▲대화 중에 할 말이 별로 없을 때(72%) 등 다양한 상황에서 이모티콘의 사용이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예의를 갖춰야 할 때와 상대방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이모티콘이 도움이 된다는 의견은 매우 적어, 이모티콘도 결국 상황을 잘 살펴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실제 텍스트 대신 이모티콘으로 내용을 대신하는 것은 때론 성의 없어 보일 수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는 의견이 비동의 의견보다 우세했다. 이모티콘이 성의 없는 표현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은 오히려 이모티콘 사용이 많은 젊은 층에서 더 많은 특징을 보였다. 모바일 이모티콘의 주 사용 대상은 역시 친구 및 동기(79.1%·중복응답)였으며 ▲배우자(39.2%) ▲모임멤버(25.5%) ▲회사사람(22.5%) ▲애인·연인(20.4%)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과거에 비해 이모티콘을 통해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표현하는 사람들은 더욱 많아진 모습이었다. 호감이 가거나 좋아하는 이성에게 모바일 이모티콘을 많이 보내는 편이라는 응답이 지난해 같은 조사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이모티콘을 표현의 도구로 활용하는 경향이 큰 편이었다.

실제 모바일 이모티콘을 많이 보내오는 이성에게 좀 더 호감이 간다는 의견이 비동의 의견보다 우세, 이모티콘의 어느 정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했다. 역시 지난해보다 이모티콘을 많이 보내오는 이성에게 호감이 간다는 의견이 많아졌으며, 특히 남성이 여성에 비해 이성이 보낸 이모티콘 하나에도 큰 의미를 부여할 가능성이 좀 더 커 보였다.

모바일 이모티콘을 주고 받는 대상에 대한 특별한 선입견은 없는 편이었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모바일 이모티콘을 보내면 안된다거나, 나이가 어린 사람이 나에게 모바일 이모티콘을 보내면 안된다는 인식 모두 낮은 수준이었다. 또한 모바일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남자는 남자답지 못하다거나, 이모티콘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은 가식적인 사람인 것 같다는 의견도 각각 11.9%, 14.8%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모바일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사람을 신세대라고 인식하는 시각도 10명 중 4명 정도에 그쳤다. 다만 연령이 올라갈수록 이모티콘을 사용하면 신세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좀 더 많다는 점에서 다소간의 인식차이도 엿볼 수 있었다. 새로운 모바일 이모티콘을 사는 사람은 왠지 유행에 앞서가는 사람 같다는 의견도 역시 고연령층에서 좀 더 우세했다.

◆이모티콘 관련 캐릭터 상품 구매도 급증

모바일 이모티콘이 어느 정도는 사용자의 성격을 대변한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했다. 상대방이 잘 사용하는 모바일 이모티콘을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다는데 동의하는 의견이 동의하지 않는 의견보다 많은 것이다. 이모티콘에 보낸 사람의 성격과 성향이 묻어난다고 보는 것으로, 남성보다는 여성의 이런 시각이 두드러지는 편이었다. 웃기고 독특한 모바일 이모티콘을 사는 사람은 왠지 유쾌한 성격의 소유자인 것 같다는데 절반 이상이 동의하는 것도 이모티콘이 상대의 성격을 반영한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모바일 이모티콘 산업의 성장과 함께 관련 캐릭터 상품의 구매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2014년 전체 11%만이 캐릭터 상품을 구매했던 데 비해, 이번 조사에서는 전체 23.9%가 이모티콘 캐릭터 상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이다. 역시 여성과 젊은 층의 구매경험이 많았다. 주로 구매한 캐릭터 상품은 핸드폰 관련 소품(36.4%·중복응답)과 문구류(33.9%)였으며 ▲캐릭터 완구(28.5%) ▲액세서리(28%) ▲생활용품(23.8%) ▲인형(22.2%) ▲인테리어 소품(17.6%)의 구입도 많은 편이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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