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1-08 20:41:42
기사수정 2016-01-08 21:00:53
LPGA 불꽃경쟁 예고
2015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그 어느 때보다도 태극낭자들의 활약이 돋보인 시즌이다. 한국 선수들은 지난해 31개 대회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5승을 합작했다. 2006년과 2009년의 11승을 훌쩍 뛰어넘은 대풍년이다.
‘침묵의 암살자’ 박인비(28·KB금융그룹)는 역대 7번째이자 아시아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등 5승을 쓸어담으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고, 김세영(23·미래에셋)은 3승으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최나연(29·SK텔레콤)이 지난해 개막전에서 승전보를 올리며 2승을 보탰고, 양희영(27·피앤에스), 김효주(21·롯데), 전인지(22·하이트 진로), 최운정(26·볼빅), 안선주(28)가 각각 1승씩을 기록했다. 5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브리티시 오픈(이상 박인비)과 US 여자오픈(전인지) 등 3개 대회를 한국 선수가 제패했다.
2016년에도 태극 낭자들의 기세는 더욱 거세져 LPGA 그린을 점령할 전망이다. 박인비의 우세가 여전할 것 같은 가운데 ‘메이저 퀸’ 전인지까지 가세하고, 지난해 일본무대에서 무려 7승에 역대 남녀 통틀어 최고 상금(약 22억원)을 기록한 ‘보미짱’ 이보미(28·코카콜라 재팬)도 LPGA투어 출전을 선언하면서 우승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LPGA 그린은 태극낭자들의 각축장이 될 판이다. 태극 낭자들에게는 골프가 112년 만에 리우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게 큰 동기부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별로 최대 4명까지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 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임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8일 현재 세계랭킹 2위인 박인비와 5위 유소연(26), 7위 김세영, 8위 양희영(26)이 사정권에 있다. 현재로선 세계랭킹 10위도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하는 형국이다. 하지만 9위 김효주, 10위 전인지 등도 양희영에게 랭킹 점수가 0.07점밖에 뒤지질 않아 언제든지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다. 8월 올림픽 티켓은 US여자오픈이 끝나는 7월11일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주어지며, LPGA 투어 성적이 세계랭킹과 직결되는 만큼 영광의 태극마크를 차지하려는 불꽃경쟁이 예상된다.
태극낭자들의 진검승부는 28일 개막하는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총상금 140만달러·약 16억8000만원)부터 시작된다. 올시즌 LPGA투어는 지난해보다 3개 늘어난 34개 대회가 열린다. 세계랭킹을 높이기 위해 LPGA로 무대를 옮긴 전인지는 개막전부터 출전해 기세를 올리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국내외에서 무려 8승을 올린 전인지는 지난달 27일 출국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서 체력 훈련 중이며, 13일 플로리다로 옮겨 본격적인 샷 훈련에 돌입한다. 지난해 LPGA투어 비회원으로 8차례 출전해 90만달러에 가까운 상금을 받은 전인지는 LPGA투어가 꼽은 올시즌 신인왕 후보 0순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신인왕 수상자인 김세영과 준우승만 4번이나 차지하며 아쉬움을 곱씹었던 장하나(24·비씨카드), 김효주 등은 LPGA 2년 차를 맞아 적응기를 끝낸 만큼 한층 성숙해진 기량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승을 올렸지만 빡빡한 스케줄과 부상 등으로 고전한 김효주는 태국 치앙마이에 캠프를 차리고 훈련에 돌입했다.
게다가 지난해 KLPGA투어에서 4승을 거둔 국내 최장타자 박성현(23·넵스), 상금랭킹 3위 조윤지(25·NH투자증권) 등도 KLPGA상금 상위랭커로서 LPGA투어 8개 대회에 초청을 받아 미국 무대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