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1-10 20:16:24
기사수정 2016-01-10 22:25:37
퇴임 앞둔 양종만 교수 쓴소리
“정부, 달에 간 나라 되고 싶어해
선진국, 기초과학을 더 중요시”
“정부의 달 탐사 사업은 달에 간 나라 중 하나가 되고 싶다는 의도로 밖에 안 보입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양종만(사진)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가 10일 기초물리학보다 ‘선정적’인 사업에만 골몰하는 정부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달 탐사를 하겠다는 정부가 준비도 제대로 안 한 상태에서 계획을 발표하고 재원을 투자하는데, 뚜렷한 과학적 목표보다는 그냥 ‘달에 간 나라 중 하나가 되고 싶다’는 의도로밖에 안 보인다”는 것이다. 양 교수는 “정부의 ‘우주인(이소연) 사업’도 외국 로켓에 태워서 우주 한 번 다녀오게 하려고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는데 어떤 효과를 냈는지 전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러 선진국에서는 천체물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많은 연구 업적을 내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천체물리 육성에 소극적”이라며 아쉬워했다.
양 교수는 한국 천체물리학의 초석을 놓은 인물로 꼽힌다. 그는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1985년부터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국내 최초로 천체물리학 학부과정을 개설했다.
그는 “물리학과 신입생들에게 물어보면 열 중 서넛은 천체물리를 공부하고 싶어 하지만 결국 취업에 눈뜨고 다른 분야로 빠져나간다”며 “(후학들이) 현실에 얽매이지 말고 흥미가 가는 목표를 세운 뒤 매진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